
80대 노인을 일주일 가까이 가두고 폭행한 데 이어, 허위 자살·실종 소동까지 벌인 일당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의정부지법 등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일 경기 연천군에서 30대 남성 A씨가 화성시에 있는 자기 집으로 돌아가려는 80대 할머니 B씨를 집 안에 감금했다.
A씨는 휴대전화를 빼앗아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할머니가 잠도 제대로 못 자게 하며 감시하고 폭행했다. B씨는 엿새 뒤 손자가 잠든 사이 집을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하면서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었다.
조사 결과, 사건의 배후에는 40대 여성 무속인 C씨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B씨의 아들인 D씨 집 마당에 있는 별채에 머물며 가족과 가까워졌고, 토지 문제와 직장내 괴롭힘 문제 등에 조언을 해주며 가족의 신뢰를 얻었다.
특히 A씨와 A씨의 여동생 E씨는 무속인 C씨와 수시로 소통하며 심리적으로 의지를 많이 했다. 그러던 중 토지 거래 문제 등에 대해 D씨가 자기 말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은 일을 계기로 D씨와 C씨 사이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D씨가 아들 A씨를 손찌검한 일을 C씨가 가정폭력으로 신고하고, D씨가 결국 체포돼 임시조치 결정을 받아 집에서 강제 퇴거되며 갈등은 고조됐다. 이에 D씨는 C씨를 쫓아내기 위해 별채에 건물 인도 소송 등 법적 조치를 하고, 전기도 끊어버렸다.
격분한 C씨는 D씨를 압박하고 사과받기 위해 D씨 가족 중 가장 약하고 연로한 할머니 B씨를 괴롭히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자기 말을 잘 따르는 손자 A씨를 시켜 할머니를 감금, 감시하게 하고 수시로 찾아가 폭행했다.
심지어 A씨의 친모가 할머니 때문에 사망했다고 믿게 만들어 할머니를 폭행하도록 유도한 사실도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B씨가 탈출해 수사가 시작되자 C씨는 손녀 E씨까지 끌어들였다. 그는 E씨에게 '강압수사를 받아 무섭고 살기 싫다'는 유서 형식 메시지를 가족에게 보내게 했다. 이어 지인인 기자에게 강압수사를 당한 것처럼 기사를 내 달라고 부탁하는 한편 A씨에게는 여동생 실종신고를 하게 했다.
이에 소방 당국은 지난해 4월 19일과 21일 경찰관과 수색견 등을 동원, 일대 수색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수색 과정에서 C씨가 지인과 함께 E씨를 태우고 이동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되며 이들의 거짓은 들통났다.
의정부지법 형사 11부(오창섭 부장판사)는 특수중감금치상, 특수중존속감금치상,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무속인 C씨에게 징역 6년, 손자 A씨는 징역 3년, 손녀 E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노인을 상대로 한 감금과 폭행이 중대한 반인륜 범죄이며, 허위 신고로 공권력을 낭비한 점 또한 엄중하다고 판단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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