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하는 동시에 국영방송을 통해 시위대의 '자백' 영상을 대거 내보내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해당 자백이 고문에 의해 강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인권단체 집계를 인용해 최근 2주 동안 이란 국영 매체에서 최소 97명의 시위대가 공개적으로 자백하는 장면이 방송됐다고 보도했다. 과거에도 국영방송을 통한 자백 사례가 있었지만, 이처럼 짧은 기간에 대규모로 방영된 것은 전례가 드물다는 평가다.
인권단체 '이란을 위한 정의' 등에 따르면 2010∼2020년 사이 국영방송에서 방영된 자백 영상은 약 350건 수준이었다. 지난해까지 연간 자백 방송이 40∼60건 정도였던 점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자백 영상에서 시위 가담자들은 수갑을 찬 채 등장해 대부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고 언급했다. 이들의 얼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됐다.
영상에는 시위대가 군경을 공격하는 모습, 조악한 사제 무기, 방화나 기물 파손 장면이 담긴 흐린 CCTV 화면 등이 삽입됐고, 장중한 음악이 배경으로 깔렸다.
이란 정부는 자백 과정에서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자주 언급된다며 외세가 이번 대규모 시위의 배후라는 주장도 내놨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이번 공개 자백이 고문에 의해 강요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구금됐다가 풀려난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러한 자백이 대부분 정신적·육체적 고문 이후 이뤄지며, 사형을 포함한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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