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역을 휩쓸던 반정부 시위가 당국의 강경 진압과 통신 통제로 위축되며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규모 시위대가 사라진 도시는 군과 치안 병력만 남아 긴장 속 정적이 흐르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군인들만 가득한 이란 거리에는 "나오면 쏜다"는 경고 방송이 울려 퍼지고 있다. 거리를 가득 메웠던 시위대는 사라졌고, 친정부 바시즈 민병대 대원들만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순찰 중이다.
테헤란 시내의 상당수 상점은 여전히 문을 닫고 있으며, 시위의 중심지였던 대학가도 휴교가 이어지고 있다. 서쪽 공업도시 카라지에서는 경찰이 시민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경고하는 듯 확성기를 통해 '창문에서 멀리 떨어져라'고 외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 역시 분위기는 비슷하다. 주요 진입로에는 장갑차가 배치됐고, 헬멧과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 병력이 곳곳을 통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12일 이후 열린 이란 시위는 단 2건에 불과했다고 이란 인권단체는 전했다.
이란 당국은 국영 IRIB방송을 통해 학교가 일주일간의 휴교 후 다시 문을 여는 장면을 방영하는 등 시민들이 일상에 복귀하는 듯한 모습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울러 테헤란 증시가 이날 7만9천포인트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 현지 상황은 이와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과 국제전화는 여전히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당국은 시위 가담자에 대한 체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이란 사법부 대변인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연관된 시위 가담자를 체포했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란에서는 고물가 상황에서 화폐 가치가 사상 최저로 폭락하자 지난달 29일부터 분노한 상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왔고 대학생들도 동참하며 시위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그러자 이란 정권은 지난 8일 오후부터 국제전화와 인터넷 연결을 전면 차단하고 시위대를 대거 체포하며 시위대를 강하게 탄압했다.
외신들은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와 보안군을 포함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와 보안군 양측에서 총 5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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