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당국의 강력한 개입과 미국의 이례적인 우려 표명에도 1480원대에 근접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선을 다시 위협하고 있습니다.
달러 투자 수요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양상이 반복된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은 은행, 보험사 등을 소집해 본격적인 '원화 가치 방어'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전략적 환헤지'를 재개한 국민연금도 환헤지 비율 조정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합니다. 전민정 기자, 먼저 정부의 각종 처방에도 환율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해외 투자에 따른 구조적인 달러 수요가 여전히 큰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총 6억1,100만달러로 지난해 11월 19일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들어선 가장 큰 순매수 금액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말 정부와 외환당국이 강력한 구두개입과 실개입에 나섰을 때 환율이 하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를 ‘미국 주식을 싸게 살 기회’로 여겨 해외투자를 더 늘렸었고요.
이후에도 정부의 단기 대책 약발이 먹히지 않고 환율이 다시 오르자 투기적 달러 수요가 많아졌는데요.
이에 미국 주식 순매수세가 늘며 환율 상승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 IMF도 환율 변동성에 취약한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경계음을 높였습니다.
IMF가 내놓은 ‘글로벌 금융 안정 보고서’를 보면요. 우리나라의 경우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된 달러 자산 규모가 외환시장 월평균 거래량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환율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인데요.
쉽게 설명해보면 우리나라에선 환율이 조금만 움직여도 기업과 금융회사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달러를 매도, 즉 환헤지를 하게 되잖아요.
이렇게 되면 시장에 쏟아지는 달러 물량이 외환시장의 수용 능력을 감당하지 못한 나머지 환율 변동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원·달러 환율은 이제 1,500원선까지 위협하는 모습인데요. 금융당국도 은행, 보험사 등을 소집해 본격적인 환율 방어에 나섰어요?
<기자>
외환보유액을 투입한 시장 개입과 국민연금 환헤지, 수출기업 외환 조사 등 온갖 정부 대책이 먹히지 않자, 금융당국까지 나선 모습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오늘 오후 시중은행 수석 부행장들을 소집했는데요.
달러를 포함한 외화 예금 가입을 부추기는 마케팅을 자제하고 이 상품 잔액을 원화로 바꿀 때 주는 혜택을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환율 우대 경쟁이 개인의 단기 환투기를 자극하고 외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실제 지난달 24일 기준 5대 은행의 개인 달러 예금 잔액은 127억3천만달러로, 2024년 말보다 9억1,700만달러나 불었는데요. 2021년 말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당국의 환율 방어 움직임은 이 뿐만이 아닌데요. 앞서 지난주엔 고환율 국면에 늘고 있는 이른바 '달러보험' 가입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경보를 내렸었고요.
이달 초 재정경제부도 7대 은행 외환 마케팅 부서장을 불러 지나친 환율 우대를 통한 달러 예금 판매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앵커>
최근 국민연금도 원화 약세에 전략적 환헤지를 재개했는데요. 국민연금이 이례적으로 1월 기금운영위원회를 연다고 하는데, 추가적인 환율 안정 방안이 논의될까요?
<기자>
네, 보건복지부는 오는 26일 올해 첫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여는데요.
1월에 기금위가 열리는 건 2021년 이후 5년 만입니다.
이러한 이례적인 1월 기금위 개최는 환율 급등이라는 최근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환헤지 전략 등에 대해선 시장 영향력 등을 감안해 비공개로 운용하고 있지만요.
이번 긴급 기금위에서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조정하는 안건이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이 미리 정한 기준보다 높아지면, 보유한 달러 표시 해외 자산을 일정 비율까지 매도하며 환율 노출 위험을 줄이는 방식을 말하는데요.
실행되면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 환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헤지 비율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규모가 500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고요.
다만 여전히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거시 정책 수단으로 동원되면서 기금운용의 독립성 원칙을 해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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