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보이시는 이 그래프, 구리의 1년간 여정입니다. 1년간 40% 정도 상승했는데요. 구리의 강한 상승 동력, 총 3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에너지 전환과 AI 열풍입니다. 수년간 구리는 전기차, 전력망 같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필수라고 알려져 왔죠. 여기에 AI와 군비 지출 증가라는 새로운 흐름도 더해졌습니다. 특히, AI 확산이 구리 수요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는데요. 막대한 전력을 쓰는 AI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조달하기 위해서 구리가 대량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 하나가 1년에 쓰는 전력량은 전기차 수십만대와 맞먹을 정도라 하고요.
최대 구리 생산업체 중 하나인 BHP는 “구리도 희토류처럼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2050년까지 구리 수요는 약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을 늘리는 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새로운 광산 발견이 줄고 있기도 하고요. 개발 여건이 까다로운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아 빠르게 광산을 개발하는 게 어렵다는 점도 제약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광산에선 공급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도이치뱅크에서는 작년 한 해를 “구리 생산이 크게 흔들린 해”라고 표현하는데요. 주요 광산들이 잇따라 생산 전망을 낮췄기 때문입니다. 이에 올해 생산량은 약 30만 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 번째는 미국 내 구리 ‘사재기’ 현상입니다. 미국이 2027년부터 정제 구리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세를 피하려는 선구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미국 내 구리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 보니, 프리미엄을 노린 거래가 몰리면서 막대한 물량의 구리가 미국으로 유입됐고요. 올해 1월 초 기준, 코멕스 창고에 쌓인 구리 재고는 1년 전보다 5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반대로 미국 외 지역의 공급은 빠르게 줄겠죠. 특히, 런던금속거래소, LME 재고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1년 사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다면, 월가에서는 구리 전망,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다수의 전문가들은 “상승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하지만, 일부 분석가는 올해 후반 가격이 고점에서 내려올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LME 구리 가격이 연말에 톤당 1만 1천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하는데요. 중국 수요가 둔화된 데다, 미국이 핵심 광물에 대한 전면 관세를 미루면서 미국 내 구리 프리미엄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올해 미국의 관세 결정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고요.
한편, 약해진 중국발 수요를 신재생에너지와 AI가 채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구리 소비가 2035년까지 30%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는데요. 이에 구리 시장이 향후 10년안에 공급 부족 상태에 들어갈 것이며, 빠르면 올해부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합니다. 씨티는 한 달 전 보고서에서, 올 2분기 구리 가격이 톤당 1만 5천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고요. 무역회사 ‘머큐리아’ 역시 “미국으로 물량이 쏠리면서 다른 지역은 구리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경고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선, 최근 몇년간 구리가 광산업계 인수합병 중심에 서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강세 전망에 있다고 분석합니다. 광산업계에서 10년만의 최대 거래로 꼽히는 앵글로 아메리칸과 텍 리소스의 530억달러 규모 합병. 결국은 앞으로 늘어날 구리 수요에 대한 베팅이라는 해석인데요. 이번 인수합병을 시작으로 다른 경쟁사들도 앞다퉈 구리 자산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구리에 대해 자세히 짚어봤으니 관련주도 확인해 봐야겠죠?
대표적으로 프리포트 맥모란이 떠오르는데요. 세계 최대 노천 구리광 중 하나인 ‘그라스버그’ 광산을 보유하고 있고요. 구리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구리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서던 코퍼는 멕시코와 페루 중심의 대형 구리 광산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생산 원가가 낮기 때문에 구리 가격이 흔들리더라도 타격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BHP는 구리와 리튬, 니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특정 금속에 대한 리스크가 낮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다뤘던, 앵글로 아메리칸과 텍 리소스 합병 역시 주목해 볼 만합니다. 합병 후 이름은 ‘앵글로텍’이 될 예정인데요. 구리 사업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5대 구리 생산업체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되고요. 또, 합병 후 연간 구리 생산량은 120만 톤에서 2027년까지 135만 톤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실물 경제와 AI 시대를 동시에 보여주는 창, 구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지윤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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