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의 LTV 담합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총 2,7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당초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과징금 규모가 2천억원대로 크게 줄긴 했지만 ELS, 국고채 금리 담합행위 등과 관련한 제재도 진행 중인 만큼 은행권 분위기는 밝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 경제부 김보미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공정위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드디어 결론을 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86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 순으로 500~600억원대 과징금 부과가 결정됐습니다.
공정위는 "4대 시중은행이 장기간에 걸쳐 부동산 담보인정비율, 즉 LTV 정보를 교환해 서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이로 인해 금융소비자들의 은행 선택권을 제한했다"라고 봤는데요.
"각 은행들이 다른 은행들보다 LTV 비율이 높을 때에는 아무래도 대출한도가 올라가다 보니까 원금 회수 리스크를 우려해서 이를 낮추고, 또 다른 은행들보다 LTV가 낮으면 반대로 대출 한도가 낮아지니까 고객들이 이탈할 것을 우려해 LTV를 높이면서 서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공정위의 이번 제재에 대해서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무시한, 과도한 규제다" 이런 시각도 있는데요.
실제로 그런가요, 은행권 전반적인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4대 시중은행은 "자신들이 산출한 LTV값이 오류가 없었는지 타은행들 자료를 토대로 검토했던 것뿐"이라며 "LTV 산정 시 들여다보는 정보가 경매 낙찰가율 등으로 대부분 비슷하다보니 결과도 비슷하게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LTV 정보를 따로 공유하지 않았던 은행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는데요.
실제로 한 은행 관계자는 “실무를 해 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라며 “더블 체크 차원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비교했던 것이라 충분히 납득이 되는 부분인데 공정위와 은행 간 시각 차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4대 시중은행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한다는 계획인가요? 이대로 받아들이진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은행들은 일단 시간을 갖고 개별적으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로서는 5월 정도까지 과징금을 납부해야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두어달 뒤면 각 은행들은 공정위 의결서를 받게 되는데, 그때 비로소 과징금을 언제까지 납부해야 되는지 이런 정보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은행들 입장에선 현재 약 두 달정도 시간이 있는 상황이고요.
이 기간 동안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 공정위 스탠스 등을 파악해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다만 통상적으로 행정소송에 들어가면 과징금 규모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금융권 안팎에서는 4대 시중은행들이 행정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금융위는 별도로 공정위에 입장을 전달하거나 따로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앵커>
문제는 홍콩H지수 ELS, 국고채 금리 담합 행위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는 점입니다.
줄줄이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앞으로 은행권 부담이 상당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LTV 과징금 규모만 놓고 보면 각 은행들이 크게 휘청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4대 시중은행 연간 순이익만 해도 12조원이 넘거든요.
다만 배드뱅크 출연금, 서민금융진흥원 출연요율 인상,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환산손실 등 곳곳에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각종 과징금 이슈까지 줄줄이 있다 보니 종합적으로 봤을 땐 은행들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단 각 은행들은 LTV 과징금을 지난해 4분기 혹은 올해 1분기 실적에 충당금 형태로 반영할 것으로 보입니다.
충당금을 쌓은 만큼 순이익이 깎이는 건데요.
작년 4분기 실적에 과징금 전체를 충당금으로 쌓을지, 아니면 4분기와 올해 1분기로 나눠서 적립할지, 올해 1분기에 반영할 지는 은행별로 차이가 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ELS 과징금 역시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금감원으로부터 사전통보받은 금액을 토대로, 일부를 충당금 형태로 4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고요.
국고채 금리 담합 의혹과 관련해선 아직 공정위에서 조사를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각 은행들은 부과받은 과징금의 600~700%에 해당하는 금액을 10년간 위험가중자산 RWA로 인식도 해야 하는데요.
위험가중자산이 늘면 은행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CET1비율이 떨어지게 되고요.
이렇게 되면 기업대출 여력은 물론이고 주주환원여력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쇄적인 파급 효과가 상당한 겁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경제부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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