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이 인공지능(AI) 의존의 위험성을 정면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오는 5월 17일 열리는 제60차 '세계 소통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기념 메시지에서 기술 혁신, 특히 AI는 인간의 존엄성을 대체하거나 약화해서는 안 되며 사람을 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먼저 목소리·얼굴·감정까지 모방하는 AI 기술이 인간 소통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인간 고유의 표현과 관계 형성이 기술로 대체될 경우, 소통의 의미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인간은 하느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창조돼 말씀을 통해 관계 속으로 부름을 받았다"며 "따라서 얼굴과 목소리를 지키는 것은 개개인 안에 존재하는 신성한 흔적을 보호하는 것이며 모든 인간의 삶이 지닌 대체 불가능한 소명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특히 사람을 모방하는 AI와 결합된 소셜미디어(SNS) 알고리즘을 강하게 경계했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깊이 있는 사유보다 즉각적인 감정 반응이 우선되고, 그 결과 비판적 사고가 약화되며 사회적 양극화가 조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보 탐색, 창작 활동, 의사 결정 과정 전반에서 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인간의 분석 능력과 상상력, 개인적 책임감이 점차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자동화 에이전트와 챗봇이 공적 토론과 개인의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오늘날의 디지털 환경에서는 현실과 모의 상황의 경계가 흐려질 위험도 크다고 짚었다. 감정적 반응과 인위적 상호작용이 뒤섞이면서 인간 경험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개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문화적 삶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교황은 AI 시대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원칙으로 책임, 협력, 교육을 제시했다. 기술 개발자와 정치권, 미디어, 교육계가 함께 투명성을 높이고 인간 존엄성을 보호하며 정보의 무결성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미디어·정보·AI 문해력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얼굴과 목소리에 다시 주목하는 노력이 인간적인 소통을 지켜내는 출발점이며, 기술 발전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섬기도록 만드는 핵심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