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달러화 자산에 대한 위험 회피 수요가 확대되면서 귀금속으로 자금이 몰린 결과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한국 시간 26일 오전 8시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천 달러를 넘었고, 오전 10시51분 현재 5천69.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024년 초 2천 달러 수준이던 금값은 약 2년 만에 약 2.5배 뛰었다.
은 가격도 같은 기간 급등해 한국 시간 24일 오전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를 넘었고, 26일 오전 10시51분 107.3100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2024년 초 20달러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5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귀금속의 시장 규모도 급격히 커졌다. 금의 글로벌 시가 규모는 현재 약 35조2천억달러로 세계 시총 1위 기업 엔비디아(약 4조5천억달러)의 8배에 육박한다. 은 역시 글로벌 시가 규모 약 6조달러로 역시 엔비디아를 뛰어넘는다.
시장에서는 금과 은이 불확실성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국제 분쟁,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 등 불안 요인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이 위험 분산 수단으로 귀금속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최근에는 미국의 외교·통상 정책 변동성과 정치적 변수들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며 금·은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 약화도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국 국채 등 달러화 자산을 줄여 약(弱)달러에 대비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또는 '셀 아메리카' 흐름을 타고 금과 은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국 중앙은행도 외환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금 보유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현재 97.133으로 최근 1년 사이 약 9.5% 떨어졌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금·은값 상승을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금과 은은 이자를 주지 않는 '무수익' 자산이기 때문에 실질 금리가 하락하면 반대로 몸값이 오른다.
은 가격의 경우 산업 수요 확대도 상승 요인이다. 전기차, 인공지능 장비, 전력 설비,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에서 은 사용이 늘고 있지만 공급이 제한돼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작년 은값은 150% 넘게 뛰어 금의 상승률(65%)을 크게 앞질렀다.
영국 금융 플랫폼 트레두의 니코스 차부라스 수석 시장 분석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은은 금보다 훨씬 더 설득력 있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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