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전 왕자가 바닥에 누운 여성의 신체에 손을 대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면서 영국 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해당 사진은 미국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에서 확인됐다.
1일 BBC와 가디언 등 영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약 300만 페이지 분량의 추가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했는데, 이 안에는 앤드루 전 왕자와 한 여성의 밀접한 신체 접촉 장면이 담긴 사진들이 포함됐다.
사진 중 한 장에서는 앤드루 전 왕자가 실내 바닥에 누워 있는 여성의 복부를 손으로 만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른 사진들에서는 여성을 사이에 두고 팔을 짚은 채 카메라를 응시하거나 여성의 옆구리에 손을 올리고 얼굴을 가까이 들여다보는 장면도 확인됐다.
BBC는 사진 속 실내 배경이 엡스타인의 뉴욕 저택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진 공개 직후 BBC를 비롯해 가디언,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주요 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온라인판 헤드라인으로 배치하며 집중 조명했다. 영국 사회 전반에서도 왕실과 엡스타인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앤드루 전 왕자와 엡스타인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는 이메일 기록도 포함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2010년 앤드루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함께 저녁을 즐기기 좋을 친구가 있다'며 26세 러시아 여성 '이리나'를 소개했다. 그는 해당 여성을 '똑똑하고 아름다우며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는 답장에서 그 여성을 만나게 된다면 "기쁘겠다"며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또 문건에는 엡스타인이 자신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언론에 흘렸다고 의심한 직원을 해고하려 했을 당시 앤드루 전 왕자가 합의금 지급을 중재하겠다고 제안한 정황도 담겼다.
아울러 엡스타인이 2010년 9월 앤드루 전 왕자의 초청으로 버킹엄궁을 방문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기록도 포함됐다. 이는 엡스타인이 2008년 아동 매춘 알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불과 2년가량 지난 시점이다.
엡스타인의 알선으로 앤드루 전 왕자와 성적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증언도 새롭게 공개됐다. BBC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엡스타인이 자신을 영국으로 보내 앤드루 전 왕자의 공식 거주지였던 로열 롯지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후 버킹엄궁을 둘러보고 차 대접도 받았다고 진술했다.
BBC는 엡스타인 사건 피해자가 왕실 거주지에서 성적 접촉이 있었다고 주장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앤드루 전 왕자는 엡스타인에게 고용됐던 미국인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가 17세이던 시절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으로 오랜 기간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각종 스캔들이 이어지자 그는 지난해 말 왕실로부터 왕자 칭호와 요크 공작 작위, 주요 훈장 대부분을 박탈당했다. 이후 영국 언론들은 그를 왕실 성을 붙인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로 지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