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제조업 B사의 정 대표는 건강상 이유로 퇴직하는 김 이사의 지분을 선의로 액면가에 매입해줬다. 오랜 동료였기에 최대한 부담 없는 가격으로 거래하려 했던 것인데, 결과는 참혹했다. 과도한 증여세와 간주취득세가 부과됐고, 정 대표는 “선의가 화를 불렀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이런 사례는 결코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현장에서 비상장주식 거래를 둘러싼 세무 분쟁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대부분 시가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다.
문제의 핵심은 특수관계자의 범위가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데 있다. 세법상 특수관계자는 4촌 이내의 혈족, 3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와 직계비속은 물론, 임원과 사용인, 본인과 생계를 같이 하는 친족까지 포함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법인 발행주식의 30% 이상을 출자하거나 임원 임면권을 행사하는 등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특수관계자에 해당된다. 즉, ‘우리는 남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던 거래 상대방이 세법상으로는 특수관계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B사의 정 대표가 김 이사의 지분을 매입한 것도 바로 이런 경우다. 오래 함께 일한 임원이었기에 특수관계자로 인식하지 못했지만, 세법은 명확하게 특수관계로 규정하고 있었다.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 시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주식이 이동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세당국은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적용해 양도자에게 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 실제로 받은 돈과 상관없이 시가로 양도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이가 3억 원 이상이면 양수자에게 증여세까지 추가로 부과된다. 결국 양도자와 양수자 모두 세금 폭탄을 맞게 되는 구조다. 정 대표가 바로 이 함정에 빠진 것이다. 액면가로 매입했다가 증여세와 간주취득세를 동시에 부담하게 된 것이다.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유형은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자산을 시가보다 높은 가액으로 매입하거나 현물출자 받는 경우, 무수익 자산을 매입하거나 그 유지관리비를 부담하는 경우, 자산을 무상 또는 저가로 양도하거나 현물출자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금전이나 자산을 시가와 다른 이율로 대부하거나 임대차하는 경우, 저가로 발행된 전환사채를 특수관계자가 인수하는 경우, 감자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저가로 매입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심지어 특정 임직원에게만 급여나 퇴직금을 다른 직원보다 과도하게 지급하는 것도 부당행위계산부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이 모든 규정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모르고 실행했다가는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세금 문제로 번진다.
그렇다면 비상장주식의 시가는 어떻게 산정해야 할까? 세법에서는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가중평균한 보충적 평가 방법을 사용한다. 문제는 이렇게 산정된 가치가 경영자들의 체감 가치보다 훨씬 높게 나온다는 점이다. 더구나 국세청은 국세행정시스템을 통해 비상장주식 이동 과정을 실시간으로 전산 추적하고 있다. 따라서 주식을 이동하기 전에 반드시 제삼자 감정평가나 세무법인을 통한 시가 산정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 몇 십만 원의 감정평가 비용을 아끼려다 수억 원의 세금을 물게 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다양한 이유로 주식이동이 필요하다. 명의신탁주식 환원, 가업승계,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 기업 분할 등이 그 이유다. 특히 주식이동은 가업승계 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주식가치가 높으면 증여세나 상속세 부담이 커지므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주가를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회사에 큰 이익이 발생하기 전, 주식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 자녀에게 증여하면 이후 가치 상승분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반대로 이익이 많이 발생한 후에 액면가로 주식을 이동하려 하면 과도한 세금을 물게 될 수밖에 없다.
자사주 매입을 활용한 지분 조정 전략도 효과적이다. 법인이 주주로부터 자사 주식을 매입하면 주주는 양도차익에 대해 3억 원 이하는 20%, 초과분은 25%의 분류과세만 부담하면 되고, 다른 소득과 합산되지 않아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도 부과되지 않는다. 가지급금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지분을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나아가 매입한 자사주를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기업에 귀속시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을 확대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상법상 자기주식 취득 절차를 반드시 준수해야 하고, 소각 시 의제배당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장에서 자주 목격하는 실수는 주식이동의 목적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많은 경영자들이 단순히 경영권을 이전하거나 세금을 줄이는 것만 생각한다. 하지만 주식이동은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재무적 위험 대비, 주주의 이익금 환원, 기업 성장과 사업 확대, 투자 유치 등 훨씬 복합적인 목적을 가질 수 있다. 특히 비상장 중소기업의 경우 주식이동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자금 조달부터 경영권 안정화까지 여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단기적인 세금 절감에만 집중하다가 장기적으로 더 큰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비상장주식 거래를 둘러싼 세무 환경은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과세당국은 치밀하게 전산화된 시스템으로 모든 주식이동 내역을 추적하고 있으며, 한번 문제가 발견되면 증여세, 양도소득세, 간주취득세 등이 복합적으로 부과되어 기업 경영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몇 십만 원을 아끼려다 수억 원을 잃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사내근로복지기금,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ESG 경영,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글 작성] 원유택, 김종석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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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