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분이익잉여금은 기업의 영업 외적 손익거래에서 발생한 이익 중 아직 처분되지 않고 회사 내부에 누적된 금액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의 실적이 양호해 보이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심각한 재무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이익잉여금은 시설투자, 재고자산, 매출채권 등 현금성 자산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기업 경영자들이 그 규모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장부상의 숫자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운영의 다양한 영역에 산재해 있어 가시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기업 재무관리의 기본은 재무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가수금이나 가지급금처럼 확정되지 않은 채 부채비율을 높이는 계정과목들과 마찬가지로 미처분이익잉여금 역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항목이다.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이익이 기업 외부로 적절히 유출되지 않고 계속 누적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세금 부담과 기업 운영상의 여러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더욱 주의해야 할 것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형성된 미처분이익잉여금이다. 일부 기업들은 사업 자금이 부족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고자 이익 결산서를 편집하거나, 업종 특성상 납품과 입찰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고의로 비용을 누락시키고 가공이익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미처분이익잉여금은 회계 장부상으로만 존재할 뿐 실제 자금이 아니므로, 정상적으로 발생한 경우보다 훨씬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실체가 없는 장부상의 이익이 세금 부담으로 이어지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운영하던 김 대표의 사례는 미처분이익잉여금 관리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1998년 작은 공장으로 시작해 20여 년간 성실히 사업을 키워온 그는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2017년에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수출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경영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직원들에게 환원하거나 주주 배당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경기 침체나 경영 위기에 대비하여 이익금 대부분을 사내에 유보해두는 방식을 고수했다.
3년 전 김 대표가 지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가족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상속 절차를 진행하면서 기본적인 상속세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던 유족들은 회사에 누적된 막대한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인해 추가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누적된 이익잉여금이 기업의 순자산가치를 크게 높였고, 이는 곧 비상장 주식의 평가액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사업을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폐업을 진행할 경우에도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주주 배당으로 간주되어 또 다른 세목이 추가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업을 계속 운영하자니 막대한 세금을 납부해야 하고, 폐업을 하자니 또 다른 세금 문제가 발생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김 대표의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과도하게 누적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기업의 순자산가치를 높이고, 이는 곧 비상장 주식의 평가액 상승으로 이어진다. 주식의 양도나 상속, 증여가 발생할 경우 예상보다 훨씬 높은 양도세, 상속세, 증여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상속 및 증여세율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속하며, 상속재산 전체를 과세단위로 삼아 상속인 수에 상관없이 상속재산 전체에 대한 세액을 먼저 계산한 후 각 상속인의 지분에 따라 세액을 나누는 유산과세형을 채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세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구조다.
문제의 심각성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자산 구조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대표들은 개인 자산의 상당 부분을 기업에 투입한 상태이므로, 갑작스러운 세금 납부 상황에서 재원을 마련하기가 매우 어렵다. 개인적으로 보유한 유동자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거액의 세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기업 자산을 처분하거나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원활한 가업승계가 불가능해지거나 폐업을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적절히 관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의 현금 보유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다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이익잉여금을 단계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임원 급여를 적정 수준으로 인상하거나 성과에 따른 상여금을 지급하는 방법,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특허권 거래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당해 연도 비용을 증가시켜 결손을 발생시키고 이를 누적된 이익잉여금과 상계처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처리 과정이 상법과 세법의 테두리 안에서 적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급한 마음에 불법적이거나 편법적인 방법을 동원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어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더 큰 법적 문제와 재무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세무 및 회계 전문가, 법률 자문 등과 긴밀히 협력하여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는 기업의 다양한 상황과 특성에 맞춰 법인이 가지고 있는 위험을 분석한 사례를 통해 최적화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미처분이익잉여금, 사내근로복지기금, 가지급금 정리, 임원퇴직금, 제도 정비, 명의신탁 주식, 기업부설연구소, 직무발명보상제도, 기업 인증, 개인사업자 법인전환, 신규 법인 설립, 상속, 증여, ESG 경영, 기업가정신 플랜 등이 있다.
[글 작성] 이상민, 손영주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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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