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인공지능(AI) 업계가 춘제 연휴를 앞두고 1조원에 육박하는 세뱃돈 경쟁에 돌입했다.
9일(현지시간) 봉황망과 신랑재경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바이두와 텐센트(텅쉰), 알리바바 등 중국 대표 AI 기업들은 춘제 기간을 겨냥해 총 45억 위안(약 9,496억원) 규모의 훙바오(세뱃돈) 이벤트를 쏟아냈다.
바이두가 5억 위안(약 1,055억원), 텐센트가 10억 위안(약 2,110억원)을 내건 데 이어 알리바바는 30억 위안(약 6,331억원) 지원안을 시행하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알리바바는 자사 AI 모델 ‘첸원(큐웬)’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25위안(약 5,000원) 상당의 할인권을 제공하고, AI 챗봇과 대화하면 밀크티 등 음료를 거의 무료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 당일 중국 온라인에는 음료 매장 앞에 배달원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이나 주문 폭주로 북적이는 매장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며 화제를 모았다. 큐웬 측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행사 시작 9시간 만에 무료 주문이 1,000만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같은 효과는 앱 순위에서도 바로 나타났다.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전날까지만 해도 10위였던 큐웬은 행사 당일 텐센트의 ‘위안바오’를 제치고 무료 앱 순위 1위로 올라섰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해당 할인권은 알리바바의 온라인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과 식료품 구매에도 사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AI 서비스 이용자 유입과 이커머스·배달 사업 확대를 동시에 노리는 ‘일석이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메이퇀과 징둥 등 경쟁 이커머스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텐센트는 이달 1일, 위안바오 AI 앱을 내려받고 소셜미디어 계정과 연동한 이용자에게 최대 1만 위안(약 21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바이두 역시 지난달 26일부터 AI 모델 ‘원신(어니)’ 이용자 확대를 위해 5억 위안 규모의 현금 지원을 내걸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경쟁이 단순한 판촉 행사를 넘어 AI 생태계 주도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사용자 쟁탈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15년 텐센트가 위챗 보조금을 앞세워 알리페이 중심이던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판도를 뒤집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AI 업계 경쟁이 기술 중심에서 현실 세계의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다만 ‘공짜 계란’을 나눠주는 전통적 소매업 방식으로 장기적인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사회과학원의 왕펑 연구원은 춘제 연휴가 대중의 AI 활용 경험을 넓힐 기회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기업들이 단기 마케팅에 과도한 자원을 쏟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