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에서 자동차 도난이 사실상 4분에 1대꼴로 발생하며, 상당수 차량이 이웃 국가에서 이른바 '세탁' 과정을 거쳐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 통계 기준 지난 한 해 동안 프랑스에서 발생한 차량 도난 건수는 12만5,200건에 달했다. 단순 계산하면 약 4분마다 1건씩 차량 절도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도난 건수 자체는 전년과 큰 차이가 없지만 범죄 양상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최근에는 조직 범죄가 유럽 중고차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난 차량을 합법 차량처럼 위장하는 기술을 체계화하고 전문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차량 도난 방지 서비스 업체 코요테시큐어의 스테판 쿠르틀랭 마케팅 이사는 "과거엔 차를 주로 부품용으로 분해하거나 항구 등을 통해 동유럽이나 아프리카로 유출하는 사례가 빈번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도난 차량의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 40%는 벨기에와 독일에 위치한 불법 변조 작업장에서 발견됐다. 이곳에서 차량 식별 정보를 조작해 가짜 차량 이력을 만들고, 이후 유럽 역내 중고차로 재판매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30%는 수출 경로를 탔으며, 주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포착됐다.
쿠르틀랭 이사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꼽았다. 그는 "경제적 여건이 다소 복잡해졌다. 신차 구매는 줄고 중고차 구매가 늘고 있다"며 "범죄자들은 이 흐름에 편승해 중고차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 조직은 수요가 많은 차종을 집중적으로 노린다. 코요테시큐어에 따르면 푸조 5008·3008, 르노 클리오, 토요타 RAV4 등이 주요 표적이다. 전체 도난 차량 가운데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약 70%를 차지하며, 하이브리드 차량도 절반에 이른다.
중고차로 재판매해야 하는 만큼 절도 수법도 정교하다. 범죄자들은 전자 해킹 방식으로 경보 시스템을 무력화한 뒤 차량에 흠집 하나 남기지 않고 수 분 만에 문을 열고 시동을 걸어 차량을 빼돌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