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이면 응급실은 다양한 사건·사고를 겪은 사람으로 붐빈다.
특히 가정 내 안전사고가 급증하는데, 명절 음식을 준비하거나 먹다가 생기는 사고가 많은 편이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유형은 '기도폐쇄'다. 질병관리청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 23개 병원의 응급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설 명절 동안 생긴 기도폐쇄는 하루 평균 0.9건으로 평소(하루 평균 0.5건)보다 80% 늘어난 건수였다.
기도폐쇄를 유발하는 대표 음식은 떡, 떡국, 갈비, 맛살, 밤 등이 꼽힌다. 이재희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명절에 많이 먹는 인절미, 송편, 절편은 쫄깃하고 끈기가 강해 기도 점막에 쉽게 달라붙는 특징이 있는데, 충분히 씹지 않고 삼키거나 대화하면 기도를 막을 수 있다"며 "이때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고 심각한 경우 심정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음식이 기도에 걸리면 환자가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쉽지 않다. 기도폐쇄로 소리를 내거나 말을 하기 어려워서다. 때문에 주변에 있는 사람이 음식을 먹다가 갑자기 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목을 움켜쥐거나, 얼굴이 붉어지다가 점차 파랗게 변하면(청색증) 의심해야 한다.
이 교수는 "어린아이는 기도가 좁고 삼킴 기능이 떨어지며, 어르신은 씹는 힘이 떨어져 기도폐쇄에 특히 취약하다"라며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먼저 환자가 기침을 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강한 기침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침과 말이 불가능하다면 '완전 기도폐쇄'에 해당한다. 이때는 하임리히법 시행이 필요하다. 등 두드리기 5회, 복부 압박 5회를 반복하는데 성인은 배꼽 위 상복부를 빠르고 강하게, 임산부나 비만 환자는 복부 대신 가슴 중앙을, 1세 이하 영아는 복부 압박 없이 등 두드리기 5회와 가슴 압박 5회를 반복한다.
질병관리청은 기도폐쇄 예방을 위해 ▲음식 크기를 작게 잘라 천천히 섭취 ▲떡·고기 등 질긴 음식은 특히 주의 ▲영유아·고령자는 보호자 관찰하에 식사하길 권장한다.
음식을 준비할 때 생기는 사고도 많다. 특히 전을 부치다 기름이 발 위로 쏟아지거나 끓인 식혜를 엎는 등, 뜨거운 음식으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호자 부주의로 인한 소아 화상도 명절 기간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김 건 이대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얼굴, 손, 발, 관절, 생식기처럼 기능적으로 중요한 부위에 화상을 입었을 때, 물집이 크거나 피부색이 하얗거나 검게 변한 경우, 손바닥 두세 개 이상 크기의 화상, 소아·노인·기저질환자가 화상을 입었을 때는 즉시 응급실 진료가 필요하다"며 "특히 연기를 들이마신 뒤 기침이나 목이 쉬는 증상이 있다면 흡입 화상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화상을 입었을 때는 곧바로 흐르는 수돗물로 냉각해야 한다. 최소 15분 이상 냉각해야 통증을 줄이고 화상이 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물집을 억지로 터트리면 감염 위험이 커지므로, 깨끗한 거즈로 가볍게 덮고 상태에 따라 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간혹 소주를 붓거나 된장을 바르는 민간요법을 실시하기도 하는데, 알코올은 화상 부위 조직 손상을 악화시키며 된장은 세균 감염 위험을 높이므로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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