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이는 니코틴 원액…관리 '사각지대'

입력 2017-01-08 07:30   수정 2017-01-08 20:32

사람 죽이는 니코틴 원액…관리 '사각지대'

범죄·자살 등 악용…인터넷 등서 손쉽게 구매

(남양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니코틴 원액을 이용해 목숨을 끊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제초제 수준의 독성 위험 물질임에도 사실상 누구나 구매하는 데 제약이 없고 위험성에 대한 인식도 낮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8일 경기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8시 40분께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 방 안에서 40대 남성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숨진 남성 옆에는 니코틴 원액 빈병과 커피잔이 있었다. 유족들은 고인이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니코틴 과다 복용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지난해에는 다량의 니코틴 원액으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40대 여성과 내연남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지난해 4월 22일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남편의 몸에서 니코틴 1.95㎎/L와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다량 발견돼 의정부지검은 니코틴을 이용한 살인사건으로 보고 이들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니코틴 원액을 해외 구매하고, 니코틴 살해 방법을 인터넷에서 사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보험금을 노린 범죄인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들은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니코틴 원액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담뱃값이 올라 전자담배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음성적 유통이 늘고 있다. 판매자가 대개 해외 업체여서 처벌은 불가능하다.

니코틴을 취급하는 인터넷사이트들을 보면 이른바 '퓨어 니코틴'이라고 불리는 니코틴 원액(농도 99% 이상)이 10㎖에 약 11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퓨어 니코틴은 무색무취여서 구별이 어렵지만, 성인 기준 3.7mg~ 5.8mg만 섭취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흔히 두 방울이 치사량인 것으로 알려졌고,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냄새를 맡거나 몸에 묻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




지난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중국과 미국에서 고농도 니코틴액을 들여와 유통한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환경부 허가를 받지 않고 농도가 각각 8%, 20%, 42%인 니코틴액을 22만 병 팔아 3억 3천만원을 챙겼다. 이들 중 한 명은 농도가 54%인 니코틴 용액을 수입해서 그대로 판매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니코틴 원액의 위험성이 농약이나 청산가리처럼 많이 알려져 있지도 않고,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며 "취급시 주의 사항과 자살 예방 경고문 등을 표시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청은 올해 들어서야 유독물질 등 수입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통관단계에서 물품별 안전인증확인서, 수입허가증 등을 확인해야 하는 품목에 '전자담배용 니코틴 용액을 포함한 니코틴'을 추가했다.

su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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