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CT 사장 "해운동맹재편에도 부산항 환적물량 늘 것"

입력 2017-01-13 11:12  

BNCT 사장 "해운동맹재편에도 부산항 환적물량 늘 것"

"노선 줄여도 한번에 더 많은 물량 수송…추가 터미널 수요 맞춰 공급해야"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대형 국적 선사인 한진해운의 사실상 파산과 글로벌 선사들의 해운동맹 재편으로 부산항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전문 연구기관 등이 환적물량 이탈을 예상하는 가운데 부산항만공사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2천만개 달성에 다시 도전한다.

덩치를 더욱 키운 해운동맹과 부산신항 터미널들 사이에 한창인 하역계약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어떻게 마무리될지도 큰 관심사다.

신항의 5개 운영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2부두(PNC)가 세계최대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뭉친 2M 해운동맹과 결별하고 디얼라이언스 동맹과 손을 잡는 등 부산항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신항의 5부두를 운영하는 BNCT의 최고경영자인 존 엘리어트 사장은 13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진해운 청산, 해운동맹 재편이라는 변수에도 부산항의 환적화물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엘리어트 사장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을 졸업하고 1991년부터 미국, 이탈리아, 홍콩, 부산, 터키의 항만에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임원이나 대표이사를 지냈고 2012년 2월부터 BNCT 대표이사로 근무하는 항만 전문가이다.




-- 한진해운 파산 여파가 부산항에 미치는 영향은.

▲ 한진해운은 한국 굴지의 기업이고 종업원도 많은데 파산으로 이어져 무척 유감이고 안타깝다. 부산항으로서는 한진해운의 서비스와 물동량에서 손실이 있다고 본다. 피더 네트워크가 좋은 한진해운이 사라짐으로써 부산항과 아시아 항만들 간 연계성이 줄어들 것이다.

당장 물동량만 봐서는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들다.

한진해운 같은 국적 선사는 부산항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같은 동맹에 속한 외국 선사들의 환적물량을 부산항으로 끌어온다. 국적 선사가 없으면 외국 선사들이 부산항으로 올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 재편된 해운동맹들이 부산항을 거치는 서비스를 줄여 물동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 선사들이 해운동맹을 재편하는 것은 운영 효율을 더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선박을 더 대형화하고 서비스 수는 줄인다.

부산항을 경유하는 서비스의 수는 줄어들지만 한번 기항할 때 더 많은 물량을 갖고 오기 때문에 터미널로서는 더 효율적이고 이익이라고 본다. 재편된 해운동맹 소속 선사 관계자들 만나보니 부산항 환적화물이 도리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 중국선사를 중심으로 부산항 환적을 줄이고 중국에서 곧바로 목적지로 가는 직기항을 늘릴 움직임을 보여 부산항 물동량 이탈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보나.

▲ 중국선사들이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물동량이 많지 않아 직기항을 늘리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 재편된 해운동맹의 부산신항 터미널 간 하역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다. 전체적인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나.

▲ 디얼라이언스는 2부두(PNC)와 계약하기로 했다.

PNC와 결별한 2M 동맹, 전략적 제휴를 한 현대상선을 합치면 한해 물량이 20피트짜리 450만개를 넘는다. 하나의 터미널에서 수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2M은 물량을 2개 이상 터미널에 나눠서 처리해야 하는데 어느 터미널과 계약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 현대상선은 PSA에 신항 4부두(HPNT) 지분을 매각할 때 일정 물량을 HPNT에서 처리한다는 약정을 했을 것이다.

오션얼라이언스는 BNCT를 이용할 것으로 본다. 이 동맹의 주축인 CMA CGM이 BNCT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CMA CGM이 APL을 인수했기 때문에 연간 물량은 270만개에 이른다. 일부는 다른 터미널에서 처리할 것으로 본다. 지금도 남미 쪽 물량 등은 다른 부두에서 처리한다.

-- 2M이 PNC와 결별함에 따라 여러 개 터미널에서 물량을 나눠서 처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를 두고 해운동맹이 덩치를 키운 것이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 몸집이 커진 게 터미널 하역 측면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커진 덩치 때문에 되레 발목을 잡히는 결과가 나왔다. 여러 터미널에서 화물을 처리하면 터미널 간에 이동해야 하는데 이는 하나의 터미널에서 처리하는 것보다 불리하다. 시간과 비용이 더 든다.

-- 해운동맹들의 덩치가 커짐에 따라 하역료 협상에서 더 우월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특히 부산항은 한진해운이 없어져 터미널 운영사의 협상권이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그렇나.

▲ PNC가 2M을 내보내고 디얼라이언스와 손잡은 것은 하역료를 더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지금 터미널 운영사와 2M 등이 협상을 진행 중인데 분위기를 전해 들어보니 종전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고 한다. 따라서 하역료가 일부 변동되더라도 종전보다 크게 오르거나 내리지 않으리라고 본다.

다만, 일부 선사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하역료 절감 이익을 볼 것이다.




-- 부산항의 전반적인 하역료가 낮아 실속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금 하역료 수준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며,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 부산항의 하역료가 낮아진 것은 일시에 많은 부두가 공급된 때문이다. 수요보다 훨씬 많은 공급이 일시에 이뤄지는 바람에 가격전쟁이 일어났고 그 결과 하역료가 크게 낮아졌다. 한번 내려간 하역료를 회복하기 어렵다. 지금 부산항이 그렇다.

한국은 특히 수출입 하역료가 다른 나라보다 너무 낮다. 터미널들이 수출입 요율을 제대로 받으면 환적화물에서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데 그게 어렵다. 어느 기업도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는 실현되어야 한다. 그래야 터미널 재투자도 가능해진다.

화주가 선사에게 운임인하를 압박하면 자금력이 약한 선사들은 도태하고 대형선사들만 살아남아 독과점 시장을 형성하면 장기적으로 화주의 운임상승으로 돌아간다. 화주들이 정상 수준의 운임을 지불하고 선사도 터미널에 적정한 하역료를 지불해야 한다. 현재 전개되는 상황으로 봐서는 그럴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 신항과의 경쟁에 밀린 북항의 4개 운영사 가운데 2개가 먼저 통합했다. 나머지 2개의 통합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 허치슨이 운영하는 자성대부두의 임대차 계약이 2019년 말에 계약 종료된다. 2년 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허치슨으로선 어떤 게 더 유리한지 계산해보고 결정할 것이다.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영업 측면에서는 통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본다. 단일 운영사가 되면 경쟁할 필요가 없어 하역료 인상이 가능하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자성대부두는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등 북항의 다른 부두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본다.

-- 신항도 현재 운영사가 너무 많아 통합 필요성이 제기된다.

▲ 어떤 측면에서는 이미 신항의 운영사 통합이 시작됐다고 본다. PSA가 현대상선으로부터 HPNT를 인수해 1부두(PNIT)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신항의 운영사 통합도 가능하다고 본다. 어떤 형태로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현재 민자로 건설 중인 2-4단계 부두와 항만공사가 건설하는 2-5,6단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운영사 수가 줄어든다는 면에서는 고무적이다. 어떤 형태가 되든 신항의 운영사 수를 줄여야 한다.

-- 앞에서 말한 민자부두 등이 추가로 개장하면 시설 과잉으로 하역료 하락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있다.

▲ 이것은 워낙 걱정되는 문제라서 그동안 심포지엄 등에서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새로운 터미널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요가 있을 때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부산항의 과거에서 교훈을 찾기를 바란다. 과잉공급은 시장을 파괴한다. 공급과잉으로 운영사들이 적자를 내면 적기에 장비교체 등 투자를 못 하고 이는 생산성 저하와 선사에 대한 서비스 저하, 물량 이탈과 적자 증가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지금 북항이 그렇다.

-- 부산항만공사가 올해 물동량 목표를 20피트 2천만개로 정했다. 어떻게 전망하나.




▲ 한진해운 사태에도 부산항의 물동량이 애초 우려했던 것처럼 엄청나게 감소하지는 않았다. 부산항만공사가 선사별 맞춤형 인센티브를 제공해 물량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는데 물량 증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항운노조 대표들이 최근에 유럽의 여러 선사 본사를 직접 방문해 부산항을 많이 이용해 달라는 마케팅 활동을 했다는 소식을 CMA CGM 본사로부터 들었다. 노조가 선사들을 직접 방문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어서 선사들이 깜짝 놀랐고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부산항만공사가 터미널과 한팀인 것처럼 물동량 유치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높게 평가한다.

-- 한국 자본이 갖고 있던 운영사 지분을 DP월드나 PSA 같은 외국자본이 인수하는 데 대한 비판여론이 많다. 항만공사의 인수는 정부가 막고 있다. 운영사 입장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보나.

▲ 한국 정부의 기획재정부가 항만공사의 지분 인수를 왜 반대했는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국가의 정책은 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기재부와 부산항만공사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부산항만공사가 우리 터미널 지분 9%를 갖고 있는데 협조가 잘 되고 전혀 문제가 없다. 항만공사가 다른 터미널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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