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안개 먹고 자란다" 폐암 의인화한 의사 詩 주목받기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악성 스모그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맑은 공기를 찾아 떠나는 '폐정화 관광'이 중국인들에게 인기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9일 보도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携程)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 '스모그 탈출 여행 순위'에 따르면 스모그가 중국을 덮친 이후 최근 3개월간 '스모그 탈출', '폐 정화', '숲'이라는 키워드 검색량이 3배나 증가했다.
보고서는 '스모그 회피 여행'이 올해 겨울 여행업계의 주된 화두로 부상했고, 세이셸군도·몰디브·아이슬란드·남극 등이 가장 신선한 공기를 접할 수 있는 휴양지로 선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폐 정화 여행의 목적지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한국 제주, 태국 푸껫, 인도네시아 발리 등이고, 싼야(三亞), 샤먼(廈門), 구이린(桂林) 등 중국 국내 지역도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보고서는 스모그 장막이 중국 서남부에서 동북부로 이동하면서 베이징 거주자들이 맑은 공기를 위한 탈출을 가장 열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스모그로 인해 베이징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베이징관광개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1월 2일까지 새해 연휴 기간 베이징의 유명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24% 감소한 184만 명에 그쳤다.
위원회가 스모그를 관광객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나쁜 공기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블룸버그 통신의 해석이다.
중국에서는 지난 1일부터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 주변 62개 도시에 황색경보 이상이 발령되는 등 스모그와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모그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열악한 환경과 관리 당국을 원망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대중의 적지 않은 주목을 받는 중국인 의사의 시 한 편이 그런 대중 정서를 대변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퉁지(同濟) 대학병원의 흉부외과 부교수인 자오샤오강(趙曉剛)은 심각한 스모그가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 아래 초기 폐암의 일종인 간유리음영(GGO)이 어떻게 말기 폐암으로 발전하는지를 시로 읊었다.
"왕이 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어렸을 땐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더니
크고 나면 모두 나를 두려워하네.
(중략)
나는 영양분을 공급받아 자란다.
맛있는 안개와 연무로부터."
이 시는 작년 10월 미국 흉부외과 의사 학회지인 '체스트'(Chest)에 처음 소개됐다가 최근 뉴스사이트 '더 페이퍼'에 축약본이 공개되면서 다시 화제를 모았다.
시는 폐암이 중국 내 주요 암 중에 하나라는 사실과 맞물리면서 누리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중국에서 향후 몇 년간 폐암 발생률이 급증하면 우리는 이 시인에게 감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학 작품들은 전 세계적으로 공유돼야 한다"는 조롱 글이 잇따르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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