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온두라스서 대통령보다 추기경 먼저 만난 까닭

입력 2017-01-10 14:19  

차이잉원, 온두라스서 대통령보다 추기경 먼저 만난 까닭

교황청 단교가능성에 중남미 가톨릭 국가들의 단교 도미노 우려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미국을 경유해 중남미 순방에 나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8일 첫 방문지인 온두라스에 도착, 일반적으로 대통령을 먼저 만나는 관례를 깨고 현지 가톨릭 추기경을 예방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10일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이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수야파 성당을 방문,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추기경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온두라스에서 가장 큰 고딕 양식의 가톨릭 교회인 수야파 성당에서 마라디아가 추기경과 함께 대만을 위한 축도 예배를 하고 나서야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차이 총통의 선(先) 가톨릭 추기경 접견은, 최근 중국과 교황청의 수교 협상 진전으로 교황청-대만 간 단교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가톨릭 국가의 마음을 사려는 대만의 '슬픈' 외교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나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교황청이 대만과 단교한다면 가톨릭 국가들과의 단교 도미노현상이 발생할 지도 모르기 때문에, 온두라스 대통령의 양해를 얻어 가톨릭 중시 행보를 했다는 것이다.

최근 아프리카 서부의 섬나라인 상투메 프린시페가 중국과의 수교를 이유로 대만과 단교함에 따라 대만의 수교국은 가톨릭 국가들이 대부분인 중남미와 태평양 도서국을 중심으로 21개국에 불과하다. 따라서 차이 총통은 이번 순방에서 가톨릭 교계에 구애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차이 총통의 다음 방문국인 니카라과도 가톨릭 국가이자 최근 대만과의 단교설이 흘러나오는 곳이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周刊)은 최근 중국과 대만 관계가 악화하면서 니카라과가 차츰 대만에서 이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차이 총통은 4선에 성공한 좌파 지도자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그곳에서도 역시 가톨릭 교계의 마음끌기 행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내에서는 차이 총통의 이번 중남미 순방은 그나마 남은 수교국들과의 안정적인 외교관계 유지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이 총통 역시 순방 전에 수교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대만이라는 존재감을 세계에 알리면서 수교국들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심화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차이 총통은 온두라스 방문에 앞서 경유지인 미국 휴스턴에서 28시간 동안 체류하며 체류지에서 국가정상에 걸맞는 의전 영접을 받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측 인사들만 만나지 못했다. 차이 총통은 이번 순방에서 또 한 차례 미국을 경유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측과의 회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lovestaiw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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