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선 살아남을 수 없다' 통신 1등 SKT의 新 생존전략

입력 2017-01-11 10:32   수정 2017-01-11 10:38

'혼자선 살아남을 수 없다' 통신 1등 SKT의 新 생존전략

4차 산업혁명 플레이어 가세…"산업 융합시대 개방과 협력은 필수"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사물인터넷(IoT) 등 ICT 신산업을 위해 3년간 5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Capex) 예정액 6조원에 맞먹는 금액이다.

SK텔레콤이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데는 기존의 일등 전략에 머물러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광범위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SK텔레콤은 11일 투자 계획을 밝히며 '개방과 협력'을 내세웠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과의 협력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7에서 인공지능과 커넥티드 카 분야에서 삼성전자[005930], 자율주행 분야에서 엔비디아, 미래형 네트워크와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인텔을 각각 선택해 동시다발로 협력을 논의했다.

기존 기업뿐 아니라 유망 스타트업도 주요 협력 대상이다. 이번 신규 투자 계획에는 스타트업에 종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IoT 오픈하우스' 설립과 개발자 지원 사이트인 '티 디벨로퍼스' 확대 운영 등이 포함됐다.

인수합병(M&A)과 관련해 SK텔레콤은 상생과 협력이 우선이라는 점을 들어 신중한 입장이지만,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언제든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기존의 일등 전략에서 벗어나 상생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취임 후부터 '혁신과 상생의 리더십'을 강조해왔다. 기존의 일등 전략에서 벗어나 개방과 협력을 이끌며 '새판짜기'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정호 사장은 이날도 "새로운 ICT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혼자만의 힘이 아닌 개방과 협력을 통해 ICT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러한 전략은 4차 산업혁명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산업 간 융합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구글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개방해 생태계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러한 개방 전략은 아마존을 비롯한 ICT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 통신업체들도 자동차 업체와 손잡고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서고, 전자업체와는 전자기기와 연결된 사물인터넷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플랫폼 개방을 본격화하며 신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티맵'을 시작으로 통화 애플리케이션 '티전화'와 클라우스 서비스를 타사 고객에 개방했고,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기 '누구'와 재능 공유 플랫폼 '히든'을 통해 스타트업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 1위 통신 기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산업이 융합되는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게 SK텔레콤의 목표다.

이번 5조원에 달하는 투자는 자사 플랫폼으로 더 많은 기업과 개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생태계 조성은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다양한 기업들과 유기적 협력은 물론 1인 창업자, 소규모 스타트업과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까지 지능형 네트워크와 ICT 융합에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KT[030200]는 조만간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세부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032640]도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신규 사업에서 글로벌 업체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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