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청와대 외압에 금융개혁 광고 제작사 변경" 뒤늦게 인정

입력 2017-01-12 06:15   수정 2017-01-12 10:30

금융위 "청와대 외압에 금융개혁 광고 제작사 변경" 뒤늦게 인정

작년 의혹 제기 때는 "특정 개인 위한 것 아니다" 발뺌

광고 완성 후 탈락하자 수습하려고 공공기관 동원해 보상

채이배 의원 "감사원 감사 청구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금융위원회가 1억 원대 금융개혁 광고를 컴투게더에 발주했다가 최종 단계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시로 업체를 바꾼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

컴투게더는 포스코[005490] 계열사였던 광고업체 포레카를 인수한 곳이다. 차은택 씨가 지분 80%를 양도하려고 강요했으나 실패하자 안종범 전 수석이 주도한 '보복성 수주 절벽'에 처해 어려움을 겪었다.

의혹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금융위는 "특정 기업이나 특정 개인을 위해 제작업체를 선정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가 말을 바꿨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컴투게더를 금융개혁 광고 제작업체로 선정하지 말라는 안종범 전 수석의 지시를 전달받고, 업체 선정에서 제외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차은택 씨 등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이 청와대에 행정관으로 파견 나가 있는 금융위 직원에게 안 전 수석이 '컴투게더와 (광고계약을) 하지 마라'고 지시한 녹취록을 확보했다고 밝힌 이후다.

이날 공개된 청와대 경제수석실의 대통령보고 문건에는 손글씨로 '(컴투게더를) 강하게 압박하고 동시에 광고물량 제한 조치'라고 쓰여 있었다.

금융위의 금융개혁 TV 캠페인 광고는 1차(핀테크편), 2차(금융개혁 종합편), 3차(크라우드펀딩편) 등 총 3차례에 걸쳐 제작됐다.

컴투게더는 2015년 말 1편 광고를 수주했으나 완성 단계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이에 대한 외압 의혹이 불거지자 금융위는 보도해명 자료를 내 "ㄱ사(컴 투게더)와 ㄴ사(벨루스 커뮤니케이션)이 제작한 데모 영상을 함께 비교했으며, 관계기관 간 협의 및 내부회의를 거친 결과 ㄴ사의 제작 완성도가 더 높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금융개혁 TV 캠페인 제작업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위는 금융개혁 TV 캠페인 제작 과정에서 특정 기업이나 특정 개인을 위해 제작업체를 선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컴투게더는 안 전 수석의 압박으로 탈락했으며, 벨루스커뮤니케이션은 제작 완성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금융개혁 광고 2편을 수주해 만들고 있다가 급하게 투입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팀장은 "광고가 70∼80% 만들어진 상황에서 컴투게더를 빼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일단 광고를 끝까지 만들어 시사회를 했지만, 청와대로부터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 제작사를 바꿔야 했다"고 말했다.

이후 금융위는 예금보험공사가 컴투게더와 엘리베이터 스크린 광고계약을 맺도록 주선해줌으로써 광고제작에 들어간 실비를 보장해줬다. 청와대의 지시를 수습하느라 공공기관의 예산까지 허투루 쓰인 셈이다.

금융위는 1∼3편으로 기획된 금융개혁 광고 3편을 차은택씨 회사인 아프리카픽쳐스에 맡겼다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에도 광고업체 선정 경위에 대해 "금융위에 파견 온 문화체육관광부 사무관의 추천을 받아 아프리카픽처스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가 "광고업계에서 지명도가 있는 회사로 평소 알고 있어 '2015 광고인명록'에 나온 연락처를 통해 직접 제작을 의뢰했다"고 말을 바꿨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예정에 없던 금융개혁 광고를 청와대 지시로 갑작스럽게 진행한 데다 광고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정식 절차 역시 거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금융위의 광고제작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 청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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