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대신 기본소득 보장하라"…신간 '분배정치의 시대'

입력 2017-01-13 10:03  

"경제민주화 대신 기본소득 보장하라"…신간 '분배정치의 시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세계적으로 부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부를 고르게 분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와 '기본소득'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회자한 '경제민주화'는 시장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대기업에 쏠리는 부의 집중을 막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에 반해 '기본소득'은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 30여 년간 아프리카에서 빈곤, 개발에 대해 연구해온 제임스 퍼거슨 미국 스탠퍼드대 인류학과 교수는 신간 '분배정치의 시대'(여문책 펴냄)에서 탈빈곤의 해법은 '기본소득'뿐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책의 원제인 '물고기를 줘라'(Give a Man a Fish)에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물고기 잡는 법(돈 버는 법)을 가르치는 대신 물고기(돈)를 직접 배분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에는 인간의 임금노동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민주화'나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은 더는 효력이 없다는 저자의 생각이 깔려 있다.





저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례를 들어 '기본소득'의 효용성을 설명한다. 2012년 남아공에서는 전체 가구의 44%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는데, 그해 복지 지출은 10년 전보다 두 배 늘었다.

하지만 2002년과 2012년 통계를 비교하면 남아공에서 기아를 경험한 가구의 비율은 29.3%에서 12.6%로 줄었고, 교육과 보건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이어 저자는 기본소득이 생산 활동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그는 "가난한 사람을 의존적으로 만드는 것은 복지가 아니며, 노동을 하려면 먼저 (어린이가) 양육돼야 한다"며 "빈자를 위한 지출은 낭비가 아니라 수많은 타인을 고무시키고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라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이 국가를 지탱하는 일원으로서 받는 정당한 몫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지면 빈자들이 약간의 물질적 자원뿐 아니라 '소유자'라는 새롭고 강력한 사회적 정체성을 획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임스 퍼거슨의 첫 번째 번역서로,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400쪽. 2만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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