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의 덕목은 '신해행증'…혐오정치 끝내고 화쟁 시대로"

입력 2017-01-16 12:19  

文 "대통령의 덕목은 '신해행증'…혐오정치 끝내고 화쟁 시대로"

"DJ, 가장 진보적 정치인…YS, 늘 경청하는 분"…野 잠룡들도 평가

감나무에 '열매 맺으라' 말걸기도…"마음으로 격려하면 목소리 닿는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이제 혐오의 정치를 끝내고 화쟁(和諍)의 시대로 가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6일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를 펴냈다.

문 전 대표는 저서에서 '기억', '동행', '광장', '약속', '행복', '새로운 대한민국' 등 6개 주제로 나눠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부터 정치역정에서 느낀 점들,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 차기 정부의 비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각을 털어놨다.

특히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자신과 경쟁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민주당 내 다른 대선주자들에 대한 의견도 꺼내 눈길을 끌었다.

문 전 대표는 저서에서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신해행증(信解行證)'이라는 사자성어를 꼽았다.

이는 국민들 믿고(信), 이해하며(解), 국민의 행복을 실천하고(行), 국민의 행복을 완성한다(證)라는 뜻으로, "오래도록 가슴에 품어온 정신"이라는 것이 문 전 대표의 설명이다.

문 전 대표는 특히 '편가르기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이 국민을 편가르기 하면서 자신을 비판한 국민들을 적으로 만든 것이다. 어버이연합이나 박사모 등도 여기에 동원된 것"이라며 "혐오의 정치가 아닌 화쟁의 시대로 가서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대해 "상식과 정의"라고 규정하면서 "친일세력이 해방되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떵떵거리고, 독재 군부세력과 안보를 빙자한 사이비 보수세력은 민주화 이후에도 우리 사회를 계속 지배했다. 그때그때 화장만 고쳤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친일에서 반공으로 또는 산업화 세력으로, 지역주의를 이용한 보수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위선적 허위세력"이라며 "6월 항쟁 때 바로잡을 기회를 한 번 놓쳤다. 이제는 부패 대청소를 하고 역사교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세상도 중요한 시대정신으로 제시했다.

그는 "모욕감, 분노, 불안, 슬픔이 우리 국민의 정서입니다. 가장 많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청소년과 청년"이라며 "흙수저에게 기회가 오지 않는 불공정의 극단을 정유라 사태에서 보지 않았나. 정권이 바뀌면 불공정신고센터를 둬야 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게이트는 제2의 세월호 참사"라며 "국가의 몰염치와 부도덕을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세월호 때도 단식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헌재가 탄핵을 거부하면 혁명 뿐이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5·16쿠데타를 혁명이라고 했던 사람들이 경기를 일으키더라. 그 사람들 뇌리에는 혁명이 군사 쿠데타로 각인돼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 제가 실패해 권력의 사유화가 벌어진 것이 뼈아프고 송구스럽다. 반면 하늘이 제게 조금 더 준비할 시간을 주고 단련시켰다는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전직 대통령들이나 대권 경쟁자들에 대한 평가도 눈길을 끌었다.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사상계라는 잡지를 통해 처음 만났는데, 제가 만난 정치인 중 가장 진보적 정치인이다. 사상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얘기의 도도함에 늘 감탄했다"고 평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는 "늘 경청하는 분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1시간을 만나면 제가 얘기할 시간은 2~3분 이었는데, 김영삼 대통령은 만날 때마다 대체로 듣는 분이었다"고 떠올렸다.

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서는 "젊고 스케일이 아주 크고 포용력이 있어 더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는 "따뜻하고 헌신적"이라는 평을 내놨다.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서는 "선명하고 돌파력이 있다", 김부겸 의원에 대해서는 "뚝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맞수로 떠오른 반 전 총장에 대해서는 "그동안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왔던 분으로,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등에 대해 그리 절박한 마음은 없으리라 판단한다. 그동안 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쪽에 서본 적이 없고, 그런 노력을 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이 표방한 '대통합론'을 염두에 둔 듯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통합할 수 없다. 그러면 더 곪게 된다"며 "마른자리만 딛고 다닌 사람은 국민의 슬픔과 고통이 무엇인지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책에서는 개인적인 일화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소개하면서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켰다.

문 전 대표는 양산 자택에 있는 감나무를 언급하며 "열매가 열리지 않아 아내가 자꾸 베어버리려 하길래 감나무에게 '너 이번에도 열매를 못 맺으면 마누라가 벤고 한다. 꼭 열매를 맺어라' 라고 말을 건네며 쓰다듬었다. 3년이 지나니 열매가 열리더라"라며 "마음으로 격려하고 응원을 하면 그 목소리는 꼭 들린다"고 떠올렸다.

최근 히말라야 등반을 가서 담배를 끊은 것을 떠올리면서 "대자연의 산길을 걷는데 저절로 끊어지더라. 왜 진작 못 끊었나 싶었다"고 했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제가 감옥에서 풀려났는데 저를 꾸짖지 않더라. 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한 것 같다"며 "저도 자식이 잘못해도 나무라지 않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평화통일이 된다면 흥남에서 변호사를 하면서 무료로 변론해주고, 아흔이신 어머니를 모시고 북한에 있는 어머니의 고향을 찾아보고 싶다"며 "개마고원 등반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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