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살해 후 자살, '왜곡된 이타주의'에서 비롯"

입력 2017-01-19 10:59  

"자녀살해 후 자살, '왜곡된 이타주의'에서 비롯"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교외도시에서 20대 여성이 두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 미 사회에 충격을 던지면서 '왜곡된 이타주의'가 이런 범죄의 주요한 심리적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지난주 시카고 교외도시 레이크인더힐스의 가정집에서 '싱글맘' 칼라 로페즈-메히야(27)와 두 자녀 에제키엘 가르시아(11)·아리아나 가르시아(8)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로페즈-메히야가 남매를 차례로 살해하고 목을 맨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범행 동기와 자세한 사건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신과 전문의들과 '자녀살해 참극'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온 학자들은 이런 범죄에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며 "정신 질환, 사회적 고립, 그리고 왜곡된 이타주의"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산타클라라대학 법학전문 교수이자 자녀살해에 관한 2권의 책을 저술한 미셸 오버만은 "'자녀를 보호해야 한다'는 본능적 충동이 자녀살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적이지 못하고, 정서적으로 심히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좋은 엄마는 자녀를 비보호상태로 버려두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이 같은 참극을 빚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 정신의학과 필립 레스닉 교수는 "자녀살해 후 자살을 시도했다가 자녀만 살해하고 자신은 살아남는 경우가 남성은 절반, 여성은 4분의 3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여성들이 자살에 소극적이어서가 아니라 남성들이 총기 등 치명적 무기를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녀살해 동기는 실로 다양하지만, 레스닉 교수는 크게 '심한 정신 질환, 방치나 무관심, 아이를 원치 않는 경우, 배우자에 대한 복수, 현재보다 죽는 것이 자녀에게 더 좋을 것이라는 왜곡된 믿음' 등 크게 5가지로 범주화했다.

전문가들은 '이타적인 동기', '사랑에서 비롯된 살인' 등이 자녀살해 후 자살을 시도한 범죄의 공통적 속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로페즈-메히야의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셀카 사진들, 자녀와 함께한 평범한 일상의 사진들, 영감을 주는 여러 문구로 채워져 있을 뿐 이번 사건과 관련한 아무런 단서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는 멕시코 태생으로 2009년 결혼했으나 현재는 독신 상태다.

오버만 교수는 "사회적 고립이 종종 자녀살해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가족과 이웃, 종교 지도자들이 문제를 감지하고 도움을 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유사 사건 예방 가능성이 주변 사람들에게 달렸다며 "정신 질환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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