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미치광이"…트럼프 발언 보니 북미 '강대강' 예고

입력 2017-01-19 16:32   수정 2017-01-19 16:48

"김정은은 미치광이"…트럼프 발언 보니 북미 '강대강' 예고

통일연구원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나침반' 발간

北 김정은 정권 불신…ICBM 도발 땐 美 강경대응 부를듯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그간 발언을 통해 새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분석하는 자료가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19일 발간한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나침반'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북한과 한국, 한반도 주변국 관련 발언의 의미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원의 평가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예고한 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강행하면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강(强) 대 강(强) 대결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럼프, 北 김정은 '미치광이'·'미친사람'으로 규정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매우 적대적이고 호전적이라고 평가했다.

통일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 개인에 대해서는 '미치광이'(maniac), '미친사람'(madman)'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아버지인 김정일보다 김정은이 더 불안정하고 김정일이 상대적으로 더 나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이후 정적들을 제거하고 이른 시일 내에 정권을 장악한 점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김정은의 어린 나이를 강조한 점은 김정은에 대한 정치적 위상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의 핵 고도화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를 비판, 대북정책의 전환을 예고하기도 했다.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임기 동안 북한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고, 핵 능력을 고도화시키며 미국의 안보를 심각히 위협하고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문제임을 강조했다"며 "북핵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등 관련국 모두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북핵 해결에 중국 역할 강조…북미대화 여부는 불확실

트럼프 당선인은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역할을 중시했다.

특히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절대적인 영향력'(absolute power)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중국이 그 책임과 역할을 다 할 것을 강조했다.

통일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의 역할 이외에 북핵 해법으로 북한과 가까운 관계인 이란의 역할을 활용할 것을 주장하기도 하고 북한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일본도 북핵 해결을 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과의 직접 협상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는 게 이 연구원의 평가다.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과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다만 대화 방법에서 김정은이 미국으로 올 것과 공식만찬이 아닌 '햄버거 대화'를 언급한 것은 김정은을 동등한 협상대상자로 인정하고 있는지 불확실함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작년 10월 13일 니혼게이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북한체제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김정은과 경제적 거래를 할 생각은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 北 ICBM 발사하면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中 압박 가능성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ICBM 시험발사와 같은 전략적 도발을 감행하면 새 행정부의 강경 대응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정은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하자 다음 날 트위터에서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에 닿을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저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를 책임질 '3인방'인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는 하나같이 강경 성향이다.

'미친개'(Mad Dog)라는 별명을 가진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는 지난 12일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한반도 상황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며 "대북 선제공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북한이 ICBM 발사와 같은 도발을 감행하면 북한과 거래한 중국 기업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으로 중국 정부를 압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 한국 핵무장·한반도 주변 미사일 방어는 말 뒤집기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독자 핵무장과 한반도 주변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MD)에 대해서는 기존 발언을 뒤집기도 했다.

그는 대선 기간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 언젠가는 논의해야 할 문제이며 미국의 국력이 지속해서 약화하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은 미국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 직후에는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자신은 더 많은 국가가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기존의 핵무장 용인 발언을 철회했다.

통일연구원은 이에 대해 "미국이 지난 50여 년 동안 유지해온 핵 비확산 정책 기조를 단번에 뒤집기 어렵다는 정치적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 MD는 낡고 오래된 구식이라고 평가하며 MD 무용론을 제기했으나, 이후 MD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MD 재건을 언급했다.

연구원은 "이러한 입장선회는 사실상 MD 구축을 강조하는 공화당 정강과 일치하는 것으로 대통령 당선인이 겪게 되는 일종의 학습효과라고 볼 수 있으며, 공화당 내부에 정치적 기반이 약한 트럼프가 전략적으로 공화당과의 정책적 간극을 줄이기 위한 입장선회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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