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들 워싱턴서 '개탄 무도회' 열어…시위대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의 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코앞에 두고 트럼프 지지자들과 시위대 간 충돌이 빚어졌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NBC뉴스에 따르면 이날 저녁 '개탄스러운 무도회'(DeploraBall)가 열리는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 프레스 클럽' 밖에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을 두고 찬반으로 갈린 세력들이 마찰을 빚었다.
개탄 무도회 개최는 이달 초부터 소셜미디어상에서 주목을 받았다.
행사 주최 측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 기간 트럼프 지지자 절반을 "개탄스러운 집단"(Basket of deplorables)이라고 비난한 것을 비꼬는 취지에서 행사명을 정했다.
웹사이트에 음모론을 퍼트리는 선동가와 극우집단 '알트라이트'(Alt-Right·대안우파) 인사들이 이번 행사에 참석한다고 알려지면서 '반(反) 트럼프' 단체의 반발을 샀다.
반 트럼프를 외치는 수백 명이 모인 가운데 시위 참가자 일부는 행사장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욕을 했다.
외설적인 발언은 물론 "인종주의자", "나치"라는 비난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과거 외설 발언을 겨냥해 "여성 생식기를 움켜쥔 것을 떠벌리기"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에 조명등을 비추기도 했다. "약탈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쓰레기통, 트럼프 모자에 불을 붙이거나 트럼프 지지자를 향해 쓰레기를 던지는 시위자도 있었다.
한 남성은 투척물에 뒤통수를 얻어맞아 경찰의 호위를 받았다.
오후 9시께 시위가 격해지자 경찰은 최루 스프레이를 여러 차례 살포했다.
경찰은 행사장 주변에서 공격 모의 혐의로 34세 남성을 체포하고 달아난 두 명을 쫓고 있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반대 시위는 취임 전후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여성 행진'(Women's March on Washington)에 2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여 역대 최다 인원이 참가하는 집회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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