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이슬람 신정국가 세울 여건 안돼…알카에다 노쇠해져"

입력 2017-01-20 16:47  

빈라덴 "이슬람 신정국가 세울 여건 안돼…알카에다 노쇠해져"

CIA 기밀해제문서 공개…빈라덴, 사망 수개월 전까지 아들 걱정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였던 오사마 빈 라덴은 2011년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되기 수 개월 전 두 아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편지를 쓰고, 알카에다 지부와 동조세력들의 대미 항전을 마지막까지 독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빈 라덴은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알카에다와 동조 세력 지도자들에게 쓴 메모에서 자신이 전세계 지하드(聖戰) 운동의 최고 지도자임을 내세우고 있으며, 5명의 부인에게서 태어난 자식 20여 명의 안전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빈 라덴이 미 해군 네이비실 요원들에 의해 사살되기 수 개월 전인 2010년께 직접 섰거나 측근들이 대신 작성한 문건 등이 담긴 기밀해제문서를 19일 온라인에 공개했다.






CNN과 AFP통신 등이 20일 보도한 기밀해제문서에 따르면 빈 라덴은 파키스탄 은신처에 고립돼 전화나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했음에도 나이지리아와 북아프리카, 파키스탄, 예멘 등지의 알카에다 지부 및 다른 지하드 조직들과 접촉을 유지할 수 있었다.

빈 라덴은 자신의 선조 고국인 예멘에 유독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당시 예멘에서 강력한 세력을 유지했던 아라비아반도알카에다(AQAP)의 지도자 누시르 알우하이시에게 보내는 서한에서는 아직 이슬람 신정국가를 세울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으니 정부에 맞서 너무 앞서가지 말도록 경고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빈 라덴은 이슬람국가를 지향하는 단체들이 참을성이 부족하고 폭력적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산하 조직들에게 이단 세력의 '수괴'인 미국을 공격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두 아들 우사만과 무마하드에게 보내는 2011년 1월 7일자 서한에서는 만날 수 없는 아들을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인간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편지에 두 아들을 간절히 만나고 싶지만 안전 문제 등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담았다.

특히 두 아들에게 이란 관리들이 위치 추적을 위해 칩을 이식할지 모르니 주의하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당시 20대였던 두 아들은 이란에서 일종의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가 나중에 출국이 허용됐다.

빈 라덴의 측근 가운데 한 명이 쓴 편지에는 2001년 9.11 테러 후 10년이 지나면서 알카에다 조직에 대한 빈 라덴의 깊어가는 좌절감도 담겨있다. 이 편지에 따르면 빈 라덴은 알카에다가 노쇠해지고 있다며 조직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빈 라덴 사살 당시 확보한 문건 3회분 가운데 마지막 기밀해제분을 오마바 대통령의 퇴임 직전인 이날 공개했다.






bar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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