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특혜 부탁' 이대 방문한 최순실 "인사도 없이 막무가내"

입력 2017-01-28 14:30  

'학점특혜 부탁' 이대 방문한 최순실 "인사도 없이 막무가내"

정유라는 '온라인 강의 들으라'는 교수 말에 '모른 척 미소만'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전명훈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정유라(21)씨 모녀는 '학점 특혜'를 부탁하려고 대학교수를 찾아간 자리에서도 일반인의 상식에선 다소 벗어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법조계와 교육계 인사 등 말을 종합하면 최씨 모녀는 지난해 4월 수업 출석과 학점 취득 등 편의를 부탁하려고 류철균(51·필명 이인화·구속기소)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찾아갔다.

류 교수는 김경숙(62·구속) 당시 신산업융합대학장에게서 "정유라가 체육특기자로서 훈련도 받고 해외도 나가야 하는데 학점과 출석에 편의를 봐 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세 차례나 받고 이들을 만난 것으로알려졌다.

정씨는 이대에 입학한 2015년 수업에 제대로 나가지 않아 학사경고를 받은 상태였다.

하루 날을 잡아 류 교수를 만나기로 한 최씨 모녀는 약속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땀을 뻘뻘 흘리며 '씩씩'거리는 모습으로 교수실에 나타났다고 한다.

인사도 없이 자리에 앉은 최씨는 다짜고짜 교수실을 찾기 힘들었다는 얘기부터 꺼내며 "겨우 찾지 않았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정작 학점을 따야 할 당사자인 '학생' 정씨는 미소만 띤 채 말이 없었다. 다소 불안해 보이는 모습에 류 교수는 "정유라 학생은 우울증이 있다"던 김 전 학장의 말을 믿게 됐다고 한다.

김 전 학장은 류 교수에게 "정윤회 딸이 학교에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그 이유로 '왕따'를 시킨다. 그래서 우울증에 걸렸다. 학교에서 생긴 일이니 도와줘야 할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에 류 교수는 정씨에게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 되겠다'고 제안했으나 모녀는 독일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기 어렵다며 사실상 무조건적인 특혜를 기대하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교수가 "고등학교 때 들어본 적이 없느냐. 독일에서 왜 강의를 들을 수가 없느냐"고 설득했으나 이때도 정씨는 웃기만 했다. '온라인 강의' 대안도 거부한 최씨 모녀는 교수실을 나서면서도 인사가 없었다고 한다.

유럽에서 도피생활을 이어가다 이달 초 덴마크 올보르에서 붙잡힌 정씨는 입학 이후 계속 학교에 못 나가 최씨에게 자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다녀야 했다고 취재진에 주장했다.

이 만남 이후 김 전 학장이 재차 연락해 와 "(최씨 모녀를) 잘 만났느냐. 인상이 어땠느냐"고 묻는 것을 본 류 교수는 최씨 모녀가 김 전 학장과 가까운 관계라 믿었고 결국 '특혜' 부탁을 들어줬다.

류 교수는 지난해 1학기 'K-MOOC :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에서 출석·시험 응시 없이 합격 성적을 부여하고, 검찰 수사와 감사가 시작되자 이를 숨기려 조교에게 시켜 시험답안지와 출석부를 작성하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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