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행정명령을 통해 군을 제외한 연방 공무원의 고용과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워싱턴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 정치를 깨고, 작은 정부를 실현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취임하자마자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연방 공무원 조직 축소라는 그의 실험이 성공할지 미지수다. 역대 정부 중 공무원 조직 축소를 시도했으나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트럼프가 자신의 구상을 정책화하고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방 정부 내 직업 공무원들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관료들의 복수'라는 분석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관한 연방 정부 공무원의 반발을 전하고, 이 조치가 성공할 것인지를 분석했다.
트럼프가 인원과 임금을 동결한 조직들은 주로 국내 정책 부서다. 군이나 안보 관련 부서는 제외됐다. 이렇게 해서 동결되는 연방 공무원 조직의 규모는 약 210만 명에 달한다.
연방 공무원 규모를 동결하거나 줄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관련 예산을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정부가 이번 봄에 어떤 예산안을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트럼프가 자신의 정책을 구현하려면 공무원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효과적 정책 집행은 경험 많고 노련한 직업 공무원들의 생산성과 속도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보수 정권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연방 공무원 축소를 시도했지만, 이들의 규모는 임기 초기에 '반짝' 줄었을 뿐 그의 전체 재임 기간에는 오히려 늘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공무원 축소 실험도 성공하지 못했다. 공화당은 직전의 버락 오바마 정부가 "크다"고 공격했지만, 그의 재임 8년 동안 연방 공무원 수는 실제로는 감소했다.
공무원 수를 줄이면 외부 민간 기업이나 단체에 업무를 '아웃소싱'해야 하는데 외주 비용이 공무원 임금보다 훨씬 크다는 분석도 있다.
연방 공무원 중 워싱턴 D.C. 근무자는 전체의 15% 정도에 불과하다. 85%의 연방 공무원은 워싱턴 외 지역에 근무하는데 이들을 잘못 다루면, 트럼프가 정치적 대가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선거 운동 과정에서 트럼프가 고전했던 주의 경우, 정치적 위험이 적지 않다.
연방 공무원들은 조직 및 처우 축소에 대해 반발을 넘어 노동조합, 내부고발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저항할 수도 있다. 트럼프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시도하거나, 위법한 조치를 행하면 언론이나 민주당, 의회 등에 고발할 수도 있다. 이런 사례는 과거 정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트럼프의 연방 정부 축소에 대해 직업 공무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고위급 직업 공무원들의 이직은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 베테랑 공무원들도 요즘엔 갈 데가 별로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정부가 홀대하더라도 꾹 참고 견딜지도 모른다.
미국 연방 공무원들은 주기적으로 정부가 교체되는 와중에서 정권이나 정책에 대해 비당파적 감독자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가 직업 공무원들을 견제하면서 어떻게 협력을 끌어낼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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