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여성 신고 속출…대만 택시관광 성폭행 파문 확산

입력 2017-01-25 18:10   수정 2017-01-25 18:11

피해여성 신고 속출…대만 택시관광 성폭행 파문 확산

같은 회사 택시 이용했다가 당해…수법도 동일

연간 한국인 80만 찾는 인기 관광지 평판에 타격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대만에서의 한국인 여성 성범죄 피해 사건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인 대만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제리 택시 투어'를 이용한 한국 여성 2명이 지난 12일 성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것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유사사례 신고 접수에 나선 결과 무려 8명의 다른 한국 여성이 피해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한 것이다.

20대가 대부분인 8명은 타이베이(臺北) 주재 한국대표부에 이메일 등으로 피해 사실을 지난 16∼18일 사이에 신고한 피해자들이다.

작년에만 한국인 80만 명 이상이 대만을 찾았고, 한국인 관광객 중 상당수가 택시 투어를 이용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피해자는 앞으로 더 나올 수도 있다.

새롭게 파악된 피해자 8명의 피해 정황은 지난 12일의 피해자 2명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8명이 같은 택시 회사(제리 택시 투어)를 이용했으며, '운전기사가 준 요구르트를 마신 뒤 차내에서 잠이 들었고 나중에 깬 뒤 비틀거리며 숙소로 들어왔다'는 취지로 공통되게 진술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의식을 잃은 뒤의 상황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절도 등에 의한 금전상 피해는 없었던 점으로 미뤄 성범죄 피해의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의식을 잃은 것은 지난 12일 사례와 마찬가지로 기사가 요구르트에 신경 안정제를 주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 수사와 처벌, 재발방지책 수립 등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한국-대만 관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외교부는 서울 대만 대표부와 주 타이베이(臺北) 한국대표부를 통해 대만 정부에 추가 피해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대만 측은 철저한 조사를 약속한 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신원 확인을 우리 관계 당국에 요구하는 등 수사 절차에 착수했다.

그러나 피해자 8명 중 7명이 작년에 대만을 다녀왔기에 수사를 통한 가해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병원 검사를 받아 택시기사가 요구르트에 주입한 신경 안정제를 마신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대만이 한국인의 새로운 해외여행 선호 지역으로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사건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관광지라는 대만의 이미지가 크게 퇴색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4∼2015년 온라인 여행사인 인터파크투어 집계에 의하면 타이베이는 한국인의 인기 해외 여행지 순위에서 2014년 4위, 2015년 5위에 각각 자리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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