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지구의 대기에서 유출된 산소가 38만㎞ 떨어진 달에까지 도달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31일 NHK, 아사히(朝日)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사카(大阪)대학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달 표면 100㎞ 상공에서 지구의 산소와 같은 산소이온의 존재를 확인했다는 논문을 이날자 영국 과학지 네이처 어스트로노미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지구에서 산소가 새는 사실은 알려졌으나 유출된 산소가 달까지 도달한 사실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산소가 지구의 중력권에서 새 나가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달 표면에까지 도달한 것으로 보아 달의 환경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구팀은 10년 전에 쏘아 올린 일본의 달 탐사위성 '가구야'가 2009년 6월까지 약 1년 반에 걸쳐 달을 선회하면서 수집한 플라스마 관측데이터를 토대로 달 주위의 플라스마를 자세히 분석했다.
달 표면 100㎞ 상공의 플라스마에서 산소이온이 미량 함유된 사실을 확인했다. 산소이온의 양은 태양과 지구, 달이 거의 일직선 상에 놓일 때만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산소는 원래 달 주위에 극히 미량 존재하는 산소이온과는 달리 지구에 있는 산소와 비슷한 것으로 파악돼 지구에서 유출된 산소로 결론 내렸다. 연구팀은 지구에 있는 산소가 태양풍이라고 불리는 태양에너지에 의해 날려져 38만㎞나 떨어진 달에 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구는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자장에 의해 태양에서 날아오는 입자 '태양풍'으로부터 보호되지만 강한 태양풍은 지구 자장을 태양과 반대 방향으로 잡아 늘린다. 지구에서 새 나온 산소가 이 자장의 흐름을 타고 달까지 도달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의 데라타 겐타로 오사카 대학 교수는 "지구의 산소이온이 우주로 새는 '지구풍'은 알려져 있지만 달까지 도달한 사실에 놀랐다"면서 "먼 옛날에는 달과 지구가 더 가깝고 지구의 자장이 약해 더 많은 가스가 달에 도달했을 것이기 때문에 태고에 지구에 있던 가스가 달에도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의 환경을 형성하는데 지구가 그동안 생각해 왔던 것 이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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