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국가반역죄로 검거된 연방보안국 간부들 구체 혐의 드러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주 국가반역 혐의로 구속된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 고위 간부들이 미국 정보기관인 중앙정보국(CIA)에 비밀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수사 관계자가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FSB 정보보안센터 과장인 세르게이 미하일로프와 그의 부하 드미트리 도쿠차예프가 국가에 대한 충성 서약을 어기고 CIA와 협력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그러나 이들이 직접 CIA 요원들과 접촉했는지 아니면 중개인을 통해 접촉했는지, 어떤 정보를 어떤 대가를 받고 제공했는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 사건 관련으로 모두 4명이 구속되고 8명이 공범으로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고 덧붙였다.
FSB가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진영 컴퓨터에 대한 해킹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점에 비춰 이들이 CIA에 건넨 정보가 민주당 해킹과 연관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 러시아 언론은 미하일로프와 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인 카스페르스키 연구소의 사이버범죄 조사과장 루슬란 스토야노프 등이 국가반역죄로 검거됐다고 보도했으나 상세한 이유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인테르팍스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미국 정보기관과 불법 거래를 한 것이 국가반역죄의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 해커 단체 '샬타이-볼타이'를 조직해 불법 정보 거래를 해온 언론인 블라디미르 아니케예프도 미하일로프 등과 연계돼 부정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한 혐의로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해커 단체는 몇 년 전부터 정부 고위 관리들과 대기업인, 언론인 등의 계정을 해킹해 민감한 정보를 확보한 뒤 이를 인터넷을 통해 매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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