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 "'양화대교' 콤플렉스일 수도…내 '노래' 유명해지길"

입력 2017-02-01 15:57  

자이언티 "'양화대교' 콤플렉스일 수도…내 '노래' 유명해지길"

미니앨범 'OO' 음원차트 정상 석권…"지드래곤 걸어온 길 존경"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언더그라운드 래퍼들의 피처링 보컬이던 자이언티(본명 김해솔·28)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곡을 발표하고 싶었다. 소속사가 없던 그는 무작정 한 앨범유통사에 전화했고 2011년 4월 데뷔 싱글 '클릭 미'(Click Me)를 발표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는 독특한 창법의 유망한 무명 가수에 불과했다.

6년 사이 '양화대교'와 '꺼내먹어요', '그냥'을 히트시키며 그의 위치는 180도 바뀌었다. 차트에서 파괴력을 가진 '음원 깡패'로, 한국적인 솔(Soul) 장르의 대표 주자로 안착했다.

1년 4개월 만에 발표한 미니앨범 'OO'는 대중적인 신뢰를 반영하듯 8개 음원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전 차트 10위권에 수록곡 5~7곡을 진입시키며 tvN 드라마 '도깨비'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가 주도한 권력 구도에 균열을 냈다.

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더블랙레이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이언티는 "눈을 보고 말하고 싶었다"며 트레이드 마크인 선글라스를 벗은 채였다. 취재진조차 눈꼬리가 살짝 처진 그를 한눈에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사실 시력은 1.0 이상으로 좋아요. 언젠가 아버지 선글라스가 있어서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썼는데 노래하기 편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쭉 쓰다 보니 지금의 아이덴티티가 생겼어요. 아마도 제 스타일리스트가 세계에서 안경을 가장 많이 갖고 다닐 겁니다. 하하."




앨범 제목인 'OO'도 그를 상징하는 안경 모양에서 따왔다. 그의 시각으로 만든 음악이니 '시각', '시야'란 의미도 있고 음악이 그와 대중 사이의 '교집합'(벤 다이어그램)이란 뜻도 담겼다고 한다.

일기처럼 의식의 흐름대로 써내려간 노랫말은 타이틀곡 '노래'에서부터 확연히 드러난다. 누군가를 위해 만든 노래가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해'란 가사는 역설적이다.

"가사는 농담이죠. 하하하. 이 노래가 정말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만들었어요. 저 혼자만의 일기를 모든 사람이 봤을 때 기분이 어떨지를 상상하며 만든 곡입니다. '연애하느냐'는 댓글을 봤는데 물론 연애는 누구나 하는 것이니 사랑의 감정을 끄집어내 담았고요."

수록곡 곳곳에는 일상에서 느낀 감정들, 마음 속 고민 등 그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말하듯 툭툭 내뱉는 창법 덕에 그의 독백을 훔쳐 듣는 느낌도 든다.

지난 2015년 만든 '바람(2015)'에는 '아무것도 아닌 놈인데' 대중이 공감할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느껴진다. '콤플렉스'에선 대표곡인 '양화대교'를 지날 때마다 전화하는 이들에게 '근데 그 다리가 뭔 상관인데'라는 투정을 부린다.

그는 "내가 보여드리는 음악 행보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양화대교' 한 곡으로 기억해주는 분들이 많다"며 "좋아하는 노래지만 '양화대교'가 또 다른 콤플렉스라는 생각으로, 더불어 다른 노래로도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으로 쓴 가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명해지고 싶으냐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성공하고 싶다기보다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며 "호불호가 있겠지만, 노래는 유명해지면 좋겠다. 자이언티란 브랜드 가치가 생기는 건 너무 좋다"고 강조했다.






이번 앨범은 자이언티가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한 뒤 처음 선보이는 신보다. YG 프로듀서 테디가 대표인 레이블이어서 음악적인 변화에 관심이 높았다.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큰 변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업하던 프로듀서와 스태프가 동일해 내 색깔을 지킬 수 있었다"며 "큰 회사에 오면 '터치'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앨범 커버와 아크 워크, 뮤직비디오까지 내 위주로 할 수 있도록 지지해줬다. 내 결정이 더 중요하다고 해줘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이블을 옮긴 배경으로는 "다양한 환경에서 배움을 얻고 싶은 측면이 가장 컸다"며 "또 함께 작업하는 프로듀서인 쿠시와 피제이가 친한 친구이자 동료여서 자연스럽게 옮겨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콤플렉스'에 피처링한 지드래곤에 대해서도 본받고 싶은 선배라고 치켜세웠다.

"저의 대부분의 관심사가 창작하는 일인데 지드래곤 형은 앞서 많은 일을 해왔고 걸어온 길을 보면 존경심이 생겨요. 아직 인간적으로 아주 친하지 않은데 어제 앞으로 친해지자고 문자를 보냈어요. 새해인데 술 한잔 하자는 답장이 왔습니다. 하하."

그러면서 이 곡의 '내가 아이돌이었음 좋겠어/ 춤 잘 추고 잘생긴 놈/ 사랑 노래만 쓰면 되니까/ 노래 못하면 벗으면 되니까'란 노랫말이 아이돌 비하라는 오해가 있다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아이돌 팬들이 이 대목에 화를 내더라고요. 수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쳐 희박한 경쟁률을 뚫고 데뷔에 성공한 분들인데 감히 비하할 수 있나요. 길이 달라서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분명한 것은 절대 비하가 아닙니다. 기분 나쁘시다면 죄송합니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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