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실세 배넌의 세계관 핵심은 '주권 수호 위해 이민 감축'

입력 2017-02-01 16:26  

백악관 실세 배넌의 세계관 핵심은 '주권 수호 위해 이민 감축'

배넌 "나는 헨리 8세의 크롬웰"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백악관 실세 스티븐 배넌의 핵심 세계관은 '주권'.

취임 초부터 전 세계적인 파장을 초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파격적인 정책의 배후로 백악관 수석전략가인 배넌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31일 배넌의 평소 국정 운영 구상과 지론을 추적 분석했다.

배넌이 그의 평소 구상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만큼 그의 국정 철학을 파악함으로써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진로를 가늠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단행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나 특정 이슬람권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한 행정명령 발동 등 파격적인 조치들은 모두 배넌이 오랫동안 갈망해온 구상들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미 전 세계로부터 격렬한 반발에 직면하고 있는 배넌이 향후 그의 구상을 얼마만큼 실현에 옮길 것인가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파격적인 개혁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WP는 배넌의 평소 발언과 기고, 자신이 운영한 보수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를 통한 토크쇼 등을 통해 그의 핵심 국정 구상을 추적했다.

WP는 미국의 개조와 세계 속의 역할에 대해 열렬한 포퓰리즘적 구상을 창안한 배넌이 지니고 있는 세계관의 핵심 개념을 주권으로 요약했다.

주권 수호가 최우선으로 각국은 합법 및 불법 이민을 줄임으로써 자국의 시민과 본질을 보호해야 하며 다국적협정들로부터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주권은 다른 동맹들에도 중요하다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주권 회복 차원에서 지지하고 있다. 단지 무역 연합에 참여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중요한 주권을 박탈당했다는 것이다. 다른 EU 회원국의 탈퇴 움직임에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

주권 수호 및 회복 개념은 트럼프 행정부가 취하고 있는 파격적인 정책 변화의 기조를 이루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배넌은 걸리버처럼 자신을 스스로 묶어버리는 다자무역협정 대신 양자 간 무역협정을 지지하고 있다.

배넌은 주권 회복은 이민 감축을 의미한다면서 미국 기업들이 해외로부터 전문인력을 조달하는 데 이용되는 H-1B 비자 프로그램을 비판했다.

전체 국민의 20%에 해당하는 이민이 미국에서 출생한 주민들의 구직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논리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전문인력 비자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으나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주 트럼프 행정부가 이 비자 프로그램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넌은 동시에 미국과 유대-기독교 서방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바람에 이슬람 팽창주의 이념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슬람 팽창주의와의 싸움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러시아와 같은 나라들과의 이견이나 경쟁관계는 간과해도 된다는 생각이다.

62세의 배넌은 해군장교 출신으로 골드만삭스의 금융가였으며 지난 15년간 연예계와 보수 미디어를 오갔다.

브레이트바트에서는 자신을 세계화에 반대하는 '대안 우파'의 옹호자로 지칭하면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지지를 유도하고 온라인 극우 웹사이트들의 모체가 됐다.

배넌은 트럼프 당선 후 기자들에게 자신을 영국왕 헨리 8세의 개혁을 지원한 보좌관 토머스 크롬웰에 비교했다.

당시 세계를 뒤흔든 로마가톨릭과 영국 성공회의 분열을 가져온 개혁에서 크롬웰의 역할에 자신을 비교한 것이다.

또 세계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견해에 대해 배넌은 계층간의 분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시 위기를 초래하거나 예방하지 못한 엘리트들은 더욱 잘나가고 있는 반면 나머지 계층은 뒤처진 상태라고 주장한다.

"중산층과 근로계층, 그리고 여성들은 이른바 '다보스'당의 지시에 따르는 데 지쳐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보스는 세계 정재계 실력자들이 모이는 세계경제포럼 개최지이다.

배넌은 이에 대한 책임이 공화, 민주 모두에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이제 내키지 않은 공화당 지도부에 자신의 구상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배넌의 구상이 현실화하고 성공을 거둔다면 그는 현대판 크롬웰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크롬웰은 나중 헨리 8세가 등을 돌리면서 처형됐다. 영국 옥스퍼드대 디아메이드 매컬로크 역사학 교수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권력은 항상 보잘것 없는 것"이라면서 "모든 것은 왕의 총애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첫 출발부터 거센 반발을 초래하고 있는 배넌의 구상이 언제까지 트럼프의 '총애'를 받을지는 미지수이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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