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생선은 건강식"…이젠 명태·참치도 키워 먹는다(종합)

입력 2017-02-06 10:19  

[단독] "생선은 건강식"…이젠 명태·참치도 키워 먹는다(종합)

중국 등 신흥국 소비 급증으로 주요 어족자원 고갈

온난화·남획으로 고갈된 인기어종 양식으로 '부활'

(서울=연합뉴스) 정열 정빛나 기자 = 지구 온난화와 남획 등으로 야기된 수산자원의 고갈은 역설적으로 '양식업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특히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참치나 연어와 같은 고급 어종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반면 어획생산량은 제한돼 있는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과거에는 일본 등 제한된 국가에서만 생선회를 즐겼으나 세계화 등의 영향으로 회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소득수준 증가와 함께 '생선=건강식'이란 인식이 퍼진 것도 무관치 않다.

국내에서도 연근해 수온 상승과 남획,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 등의 영향으로 명태, 대구, 꽃게 등 주요 어족자원이 갈수록 고갈되는 추세여서 양식업의 중요성이 나날이 부각되고 있다.


◇ 신흥국 생선소비량 폭발적 증가…명태·참치 등 씨 말라

6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960년대에 1인당 9.9㎏ 수준이던 세계 생선소비량은 2013년 19.7㎏으로 급증했다.

특히 1960년대 1인당 5.2㎏에 불과했던 개발도상국들의 생선소비량은 2013년 18.8㎏으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지만 아직 선진국의 1인당 소비량인 26.8㎏에는 못 미친다.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중국 등 개발도상국들의 중산층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육류에 비해 건강식이란 인식이 강한 생선소비량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어획생산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FAO에 따르면 2009년 9천20만t이던 세계 어획생산량은 2014년 9천340만t으로 3.5% 증가하는 데 그쳐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반면, 1970년 257만t에 불과하던 세계 양식생산량은 2014년 7천380만t으로 30배 가까이 급증했다.

남획 등에 따른 어족자원 고갈로 어획생산량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주요국들이 앞다퉈 주요 어종의 양식 생산에 나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주요 어족자원의 공급량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2015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참치를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했으며 이후 참치 어획에 대한 국제규제는 한층 강화되는 추세다.

2014년 주요국들이 합의한 참치 규제안은 30㎏ 미만의 소형 다랑어 어획량을 2002~2004년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 세계 참치 소비량의 80%를 차지하는 일본을 비롯해 중국과 미국 등에서 참치 소비가 지속해서 늘고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대표적 참치 어종인 국제 가다랑어 가격은 지난 2년 동안 30% 이상 상승했다.

남해수산연구소 김경민 연구관은 "현재 참다랑어(참치) 전체 공급 물량 중 양식생산량 비중이 70% 정도 된다"며 "초밥 문화 확산 등으로 수요는 늘고 있는 데 비해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여서 양식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생선인 명태도 온난화와 남획 등으로 이미 한반도 연근해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산이며 한때 일본산 생태가 인기를 끌기도 했으나 2011년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태 이후 거부감이 커지면서 그마저도 수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재권 박사는 "경제성장에 따라 고급 식재료인 수산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남획 등으로 주요 어족자원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갈수록 양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수산업 혁명으로 식탁 지형도 바뀐다

오랫동안 '국민 생선'으로 사랑받아온 명태는 1970~80년대만 해도 연평균 어획량이 7만여t에 달했으나 명태 새끼인 노가리 남획과 온난화 등으로 주요 어장인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얼린 명태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한동안 한국인의 밥상에서 사라졌던 싱싱한 국산 생태를 다시 맛보게 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완전양식이란 수정란에서 부화시켜 기른 명태 새끼를 어미로 키워 다시 알을 생산하도록 하는 단계까지의 기술을 말하는데, 명태 인공양식 기술은 기존에 일본의 1세대 인공 종자 생산 기술 외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해수부는 이르면 내년부터 명태의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현재 수입산 생태 대부분이 일본에서 들어오고 있는데 방사능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으므로 국산 명태 양식이 이뤄지면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사업 모델 추가 개발 등을 거쳐 얼린 동태가 아닌 생태가 밥상에 다시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적 고급 어종으로 횟감으로 인기가 높은 참치 양식도 가시적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참치 완전양식에 성공한 나라는 일본밖에 없는데, 국내에서 참치 양식을 주도하는 남해수산연구소는 2~3년 내에 국내에서도 참치 완전양식 기술을 개발해 상업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제주와 통영에서 키우고 있는 20㎏급 참치는 이르면 올 연말 시중에 시험 출하돼 식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경민 연구관은 "갈수록 강화되는 조업규제 등의 영향으로 현재 전체 참다랑어 공급 물량이 연간 6만t밖에 안 된다"며 "갈수록 양식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국내에서도 2~3년 내에 상업출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국내에서 급속히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연어도 양식에 성공해 대량생산의 발판을 마련했다.

원래 연어는 서구 국가에서 주로 소비하는 생선이었으나 최근 국내에서도 오메가3 등이 풍부한 '슈퍼푸드'로 각광받으며 소비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국내 냉장연어 시장은 연간 50%씩 고속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광어나 우럭, 도미 등 쫄깃쫄깃한 식감을 가진 흰살 생선이 횟감으로 인기였으나 최근 들어 참치나 연어같은 붉은살 생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연어 상업출하에 성공한 동해STF의 김성욱 이사는 "2015년 양식 연어 시범 출하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약 100t의 연어를 상업 출하했다"며 "그동안 횟감으로는 냉장 수입된 노르웨이산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소비자들이 훨씬 싱싱한 국산 연어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동해STF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5배 늘어난 500t 정도를 상업 출하하고 내년에는 출하량을 1천t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passion@yna.co.kr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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