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시설 끄고 늑장·혼선…초고층 단지 안전은 '최저'

입력 2017-02-06 11:44   수정 2017-02-06 11:57

소방시설 끄고 늑장·혼선…초고층 단지 안전은 '최저'

스프링클러·경보기 '먹통'…불나고 한참 지나 대피방송

유독가스 내뿜는 가연성 가득한 곳에서 용접 중 화재 추정




(화성=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4명이 목숨을 잃는 등 5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는 첨단신도시 초고층빌딩 단지라는 위상과 전혀 맞지 않는 처참한 수준의 안전의식이 빚어낸 인재(人災)로 좁혀지고 있다.

6일 경찰은 상가 관리업체 관계자들을 상대로 평소 소방시설 관리와 화재 당시 대응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이 업체 일부 직원들로부터 "이달 1일 오전 10시께 수신기 제어를 통해 스프링클러, 경보기, 유도등 등을 작동정지 시켜놨고, 화재 직후 다시 켰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 직원은 연합뉴스에 "옛 뽀로로파크 점포 내부 철제시설 철거과정에서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기 오작동으로 인한 입주민과 방문객 혼란을 우려해 꺼놨다가 불이 나고 10여 분 뒤 스위치를 켰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소방시설을 갖춰놓고도 오작동을 이유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신도시 랜드마크라는 곳에서 안전이 얼마나 뒷전으로 밀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당시 많은 시민이 불이 난 사실을 뒤늦게 알고 대피한 것으로 파악돼 자칫 더 큰 피해를 부를 수도 있었다.




관리업체는 불이 난 뒤에도 20여분이 지나서야 대피방송을 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A(28)씨는 "처음엔 사람들이 '불이야'라고 외쳐 그걸 듣고 피했지, 대피방송이나 경보음은 듣지 못했다"며 "이후 밖으로 나갔다가 아무래도 불이 큰 것 같지 않아 귀중품을 가지러 잠시 들렀을 때 그제야 대피방송과 경보음을 들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번 화재가 점포 중앙부 철제구조물 절단작업 중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안전조치가 이뤄진 채 절단작업이 진행됐는지도 의심스럽다.

전날 소방과 화재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한 경찰은 점포 중앙부 철제구조물 절단작업 중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며 이곳에서 산소절단기 등 장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소절단(용접) 도중 불씨가 가연성 소재에 옮겨붙어 대형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불이 난 상가 내 뽀로로파크가 있던 곳은 유명 캐릭터 뽀로로(펭귄)가 사는 극지방을 연출하고자 스티로폼 등 가연성 소재 위주로 꾸며져 불이 났을 경우 유독가스를 내뿜게 된다.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서이천물류창고 화재 등 이번 화재처럼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곳에서 용접 도중 불이 나 큰 피해를 낸 사고가 잇따르자 산업안전보건법은 안전조치를 의무화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용접 전 화기작업허가서를 작성하고 용접이 끝날 때까지 화기 감시자를 배치해야 한다.

용접 작업이 진행될 땐 바닥으로 튀는 불티를 받을 포, 제3종 분말소화기 2대, 물통, 모래를 담은 양동이(건조사)를 준비해야 한다.

이번 화재에서 이러한 규정이 지켜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불이 난 상가 관리업체 한 직원은 "예방, 초동조치 등 모든 면에서 제대로 진행된 부분이 없다"며 "특히 최근에는 언제 불이 나서 죽어도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화재에 대한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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