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돼지 2만마리 묻은 충남' 구제역 악몽 우려에 '좌불안석'

입력 2017-02-07 14:47   수정 2017-02-07 14:52

'작년 돼지 2만마리 묻은 충남' 구제역 악몽 우려에 '좌불안석'

충남도 "구제역 항체 형성률 전수조사…차단방역 강화"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하자 충북, 전북과 인접한 충남의 축산농가가 술렁이고 있다.


충남은 전국 돼지 사육량의 20%가 사육되는 전국 최대 양돈지역으로, 농민들은 올해도 구제역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북 정읍 한 농장에서 사육되던 한우 가운데 일부가 구제역에 걸린 것으로 최종 확진됐다고 7일 밝혔다.

전날 충북 보은 젖소농장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하루만이다.

충남도는 인접한 충북과 전북에서 잇따라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올해도 구제역 악몽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도는 먼저 1만5천여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구제역 항체 형성률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선발병, 후조치' 방식으로 이뤄지던 구제역 대응에서 벗어나 구제역 항체 형성률이 낮은 농가를 찾아내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는 선대응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보은과 정읍 축산농가의 구제역 항체 형성률이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질적인 농가 백신 접종 소홀이나 접종 방법에 허점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충남지역 우제류의 항체 형성률은 소 95%, 돼지 79%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제역 검사가 발생 빈도가 높았던 돼지 중심으로 이뤄져 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만큼 한우와 젖소 농가들에 대해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도는 보은 젖소 농가에 대해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진 6일 계룡을 제외한 14개 시·군에 설치 운영하던 통제 초소 및 거점 소독시설 41개 시설에 대한 차단방역 강화 조치를 내렸다.

보은이 금산과 30㎞ 거리여서 자칫 구제역이 충남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축산농가들은 시시각각 전해지는 구제역 관련 동향에 촉각에 곤두세우며 올해 만큼은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기를 고대하고 있다.

2010년 충남을 강타한 구제역 공포는 천안에서 시작됐다.

2010년 겨울부터 이듬해 봄까지 충남에서는 구제역 366건이 발생해 모두 46만여 마리의 돼지와 소가 묻혔다.

농가 보상비에만 1천450억원이 들었다.

2015년에도 구제역 70건이 발생해 3만여마리가 살처분됐고, 지난해에도 4개 시·군 19개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돼지 2만2천마리가 땅에 묻혔다.

직접적 피해 외에도 소·돼지고기 가격 하락과 관광객 감소 등 간접 피해가 이어지면서 지역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보령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작년에도 구제역 때문에 마음을 졸이고 살았는데 올해도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양돈단지로 알려진 홍성에서 돼지 2천마리를 사육하는 이모(64)씨도 "매년 겨울이면 구제역 때문에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낮은 항체 형성률이 문제라고 하는데,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는 농가에 대해서는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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