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뭐라해도 떠난다'…美기업들 멕시코행 강행

입력 2017-02-09 11:50  

'트럼프가 뭐라해도 떠난다'…美기업들 멕시코행 강행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기업들을 윽박지르거나 달래고 있는데도 일부 기업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인디애나주의 공장을 폐쇄하고 멕시코로 옮길 계획인 산업용 베어링 제조업체 렉스노드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원들을 "악랄하게 해고"하고 있다는 질책을 받았는데도 이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인접 지역에 공장을 두고 있던 에어컨 등 산업용 기계 제조회사인 캐리어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으로 공장폐쇄 방침을 철회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렉스노드의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모두 350명이다. 이들은 기계장비를 포장하는 한편으로 멕시코에서 온 대체 직원들에게 직무 교육을 시키고 있다.

12년간 재직했다는 이 공장의 생산직 직원 팀 매티스는 "대체 직원들, 우리들의 빵을 먹어댈 사람들을 훈련시키라는 요구를 받는다는 것은 정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청량음료 자판기 제조회사인 매니토왁 푸드서비스는 80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인디애나주의 공장을 멕시코로 옮길 예정이고, 전자부품 회사인 CTS도 2018년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생산시설을 멕시코와 중국, 대만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기업들 가운데는 유명 대기업도 있다.

산업용 기계 제조회사인 캐터필러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일리노이주의 일자리를 멕시코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철강회사인 누코르도 일본 JFE스틸과 손잡고 자동차용 강재를 생산하는 공장을 멕시코에 건설할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두 기업의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들에게 일자리를 되찾아줄 대책을 논의한다는 취지로 설치한 28인의 노사협의회에 위원으로 지명된 상태다.




이들과는 반대로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7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의 공장을 확충하고 3천명을 추가로 고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크르자니치 CEO도 행정부가 구성한 노사협의회에 참여하고 있고 미국을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새 행정부의 정책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대선 유세 기간에 트럼프로부터 포화를 맞았던 포드 자동차는 멕시코 공장 신설 계획을 포기하고 미국에 700명분의 새 일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소형차인 포커스의 생산을 멕시코의 공장으로 이관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고 발표했다.

제너럴 모터스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받았지만 더 많은 자동차 생산을 멕시코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도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선거 전의 약속은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렉스노드 인디애나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멕시코에서 날아온 대체 직원들의 교육을 거부하고 있다. 회사측은 협조를 명령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받아들인 직원들에게는 추가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이 공장 직원들은 마지막 희망을 놓치지 않으려고 시위를 벌였고 연사들은 "기업의 탐욕"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비난하는 열변을 토했다. 민주당의 대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가 사전에 녹음한 연설도 들려주고 있었다.

현장을 찾은 WSJ 기자에게 한 직원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밝히면서 렉스노드 공장이 없어진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은 제조업을 부흥시켜 동료들에게 다른 일자리를 마련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잃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이유에 대해 "이 사람은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치인과 다르기 때문에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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