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크루즈관광 질적 성장 방안 논의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급증하는 제주 방문 크루즈 관광객이 지역상권을 찾아 낙수효과가 발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수용할 준비를 우선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9일 제주도청 한라홀에서 열린 '크루즈 관광 질적 성장을 위한 협의회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크루즈 관광객이 지역상권이나 원도심 등을 방문하게 하려면 우선 대규모 인원에 대한 수용태세부터 갖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의근 제주크루즈산업협회 회장은 "향후 크루즈 관광객도 점차 개별관광객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대로라면 경제적 파급 효과가 제주 지역상권까지 퍼지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며 "개별관광객으로의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질적 관광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강정항에 초대형 크루즈가 주로 들어오는 데다가 두 대가 동시에 오면 약 1만명 관광객을 수용하기 어렵고, 서귀포 면세점은 작다는 점 등 수용 관련 선사들의 우려가 많다"며 "동문시장에 한번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해보니 버스조차 대기 어려웠다. 관광객 유치 전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필수 제주관광공사 해외마케팅처장은 "제주의 관광지는 대개 오밀조밀한 형태라서 크루즈 산업이 성장하면 수용력에 문제가 생긴다"며 크루즈 관광객이 면세점으로 많이 가는 것도 그나마 수용력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 처장은 "강정항이 개항하더라도 서귀포에 수용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시로 갈 것"이라며 제주항은 제주시, 강정항은 서귀포시 여행코스를 제안해 이를 이행하도록 약속하면서 선석을 배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다양한 계층의 크루즈 관광객에 대한 맞춤형 상품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일 동문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은 지역의 삶과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최적의 관광지"라며 "농수산물은 크루즈선에 갖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식도락에 초점을 맞추고, 야시장도 시간을 조정하는 한편 교통편의와 마케팅, 고객 편의에 예산을 투입하는 등 크루즈 관광객 유치 준비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고승익 제주도관광협회 마케팅국장은 "크루즈 관광객 출입국 검역·입국·세관(CIQ) 시간이 많이 걸려서 체류시간이 짧아지는 만큼 CIQ 시간을 줄여야 하며, 지역상권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인센티브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경희 한국관광공사 음식크루즈팀장은 "제주의 크루즈 관광객 1인당 평균 소비지출이 부산 등 다른 지역보다 낮은 편인 만큼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정박시간이 긴 크루즈에 대해 선석을 우선 배정하고, 코스에 유료관광지를 많이 넣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항에는 크루즈가 507회 입항해 관광객 120만9천106명이 제주를 다녀갔으며, 올해는 700회 입항해 15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전망이다. 도는 올해 150만명(700회)의 크루즈 관광객이 찾을 경우 7천500억원, 2018년 200만명(850회)이 오면 1조원의 경제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면세점 위주의 쇼핑관광, 저가의 중국 크루즈 상품 판매, 짧은 체류시간 등의 문제점으로 실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는 문제점 개선을 위해 크루즈 관광 질적 성장을 위한 협의회를 운영하고 전통시장이나 원도심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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