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까지 지구에서 살 수 있을까

입력 2017-02-09 15:59  

인간은 언제까지 지구에서 살 수 있을까

'인간 이후'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에 출현한 것은 '불과' 20만년 전이다.

지구 전체의 역사를 24시간으로 볼 때 인류가 출현한 것은 불과 몇 초 전의 일일 뿐이다. 인류 이전에 지구에 존재했지만, 지금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생물들이 있는 것처럼 인류도 영원할 수는 없다.

미국의 과학저술가 마이클 테너슨의 '인간 이후'(쌤앤파커스 펴냄)는 지구상에서 인류의 멸종을 경고하고 인류가 사라진 미래 세상의 모습을 상상하는 책이다.

지구 역사상 모든 종의 75% 이상이 사라지는 '대량멸종'은 다섯 번 있었다. 대량멸종의 원인은 빙하기와 초화산(supervolcano)의 분출, 소행성 충돌 등 다양했다.

인류에게도 핵전쟁이 벌어지거나 다시 소행성 충돌이나 초화산의 분출이 일어난다면 대량종말이 없으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

이런 사건 외에도 이미 인류 멸망을 경고하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 경고는 토양이다. 세계 인구가 안정화되지 않는 한 곡물이나 소를 키울만한 땅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 인구 70억명을 위한 농산물 생산에 육지 43%가 쓰이고 있다. 인구가 90억명으로 늘어나면 지구 육지 중 60%가 농산물 생산에 필요하다. 수백 년 동안 인류가 지표면에 미친 영향은 마지막 빙하기가 미친 영향만큼이나 크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두번째 경고는 항생제 내성이다. 가축을 비좁은 과밀 공간에서 키우면서 질병을 막기 위해 사료에 주입한 항생재로 항생제 내성을 지닌 병원체가 만들어지고 있다.

단일 질병이 역병이나 제2차 대전, 에이즈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가지는 않더라도 새로운 질병이 항생제 내성과 결합하고 과잉인구, 식량 부족 등과 결합한다면 그 결과는 인류 멸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해양에서는 이미 종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멕시코 본토와 바하 칼리포르니아 사이의 칼리포르니아 만은 풍부한 해양 동물로 '바하 물고기 덫'(Baja Fish Trap)으로 불리던 곳이었다.

그러나 어류 남획과 산성화, 수온 상승으로 과거 풍부했던 청새치나 황새치, 상어는 급감하고 훔볼트 오징어와 향유고래 위주의 새로운 생태계로 재편됐다.

우리가 먹는 오징어포의 주재료인 훔볼트 오징어는 산소농도가 옅은 물에서도 살 수 있고 번식력이 매우 뛰어난 생물이다. 산소가 극소한 해양 대역에 들어와 훔볼트오징어를 잡아먹을 천적이 없다.

저자는 이런 경고 신호가 계속되고 인구과잉과 질병, 기후변화, 숲 파괴, 토양 파괴, 천연자원 고갈 등이 지금 추세대로 계속된다면 500년, 5천년, 5만년 안에 인류에게도 '대량멸종'의 시기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한다.

인간이 사라진다면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사격 중지를 외치는 군인의 소리에 머리 위로 쌩쌩 날아가는 총알들이 멈추는 모습으로 묘사한다. 인류의 공격에 시달렸던 자연이 숨을 돌리면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게 된다는 것.

그러나 과거와 같은 야생상태로 되돌아가기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류의 탈출구는 무엇일까. 책은 화성 이주, 유전자 조작, 인간복제, 인공지능 같은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물론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류는 언젠가 사라질 것이고 그 뒤에도 자연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며 인류가 사라진 자리에서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것이라는 것 외에는. 이한음 옮김. 408쪽. 2만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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