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동전략 새로 짠다…수니 아랍국 참여 확대

입력 2017-02-10 10:28  

트럼프, 중동전략 새로 짠다…수니 아랍국 참여 확대

NYT "이-팔 평화과정에 사우디·이집트 등 지원 모색"




(서울=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친이스라엘 일변도의 중동 정책을 예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역 전략에 획기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중동 정책 입안 과정에 전통적 지역 우방들의 참여를 늘려 나가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보좌관들은 교착에 빠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집트 등 역내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을 참여시키는 새로운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새 전략은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시아파 맹주 이란의 세력 확장에 맞서 이스라엘이 수니파 국가들과 사실상 공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중동 평화협상 전권을 쥔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 전략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최근 워싱턴에서 유세프 알오타이바 아랍에리미트 대사 등 다수의 아랍 관계자들을 만났고,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시기 사우디의 살만 국왕,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등 여러 아랍 지도자들과 전화로 중동평화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아랍 지도자들은 백악관 측에 아랍권의 협조를 원한다면 도발적인 친이스라엘 조치들을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미국도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경우,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를 촉발할 것이라는 아랍 지도자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대사관 이전을 연기했다.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을 만난 뒤에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기존 정착촌 외에 새 정착촌을 짓는데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과 당선 후 정권 이양기에도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신속히 이전하고 정착촌 신설을 지지한다는 등 이스라엘 편들기에 주저함이 없었으나 취임 후 태도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과정에 아랍 국가들을 끌어들이려는 발상은 새로운 게 아니다.

아버지 부시 전 미 대통령 정부에서도 제임스 베이커 당시 국무장관이 아랍 지도자들과 이스라엘 총리가 함께 참석하는 지역 평화회의를 주최한 적이 있다.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7년 아랍과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미국으로 불러 정상회담을 주선했다. 2009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지 미첼 특사를 통해 아랍 지도자들의 협조를 모색하기도 했다.






한편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트럼프 정부가 새로운 중동 지역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NYT 보도를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간 뒤로 대사관 이전과 정착촌 관련 발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레츠는 이스라엘 정부도 공개적으로는 미국 정부에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해왔지만, 비공식 석상에서는 대사관 이전과 정착촌 문제가 최우선 과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bar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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