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교도소' 수용자가 위탁업체 직원과 짜고 스마트폰 반입

입력 2017-02-12 07:00  

'뻥 뚫린 교도소' 수용자가 위탁업체 직원과 짜고 스마트폰 반입

법원 "물품 박스 개봉·검사했으면 적발 가능"…사건 관련자 7명 모두 무죄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교도소 작업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외부인과 짜고 스마트폰을 교도소 내로 반입시켜 사용하던 수용자들이 교정 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은 교도소 측의 공적인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물품을 교도소 내로 반입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교도관 등이 제대로 감시·단속업무를 했다는 사실 등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지방법원 형사 1단독 이경훈 부장판사는 11일 위계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A(41)씨 등 수용자 2명과 모 업체 직원 B씨 등 일반인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대전교도소 수용자인 A씨 등 2명은 2014년 11월 중순께 자신들의 친형들에게 "핸드폰을 박스에 넣어 일반물품으로 숨긴 후 B씨에게 택배로 보내라"는 편지를 보냈다.

부탁을 받은 형들은 스마트폰 2대에 음란 동영상과 음악, 영화 등을 저장한 뒤 충전기, 이어폰 등 부속기기와 함께 박스에 넣은 뒤 그 위를 종이로 덮어 이중바닥을 만들고, 다시 그 위에 목도리·토시, 장갑 200여 켤레를 넣어 B씨에게 보냈다.

교도소 내 작업장으로 매일 부품을 배달하는 업체 직원인 B씨는 2015년 1월 택배로 받은 박스를 배달 부품 등에 몰래 숨기고 작업장까지 들어가 A씨에게 전달했다.

B씨는 앞서 2013년 7월 29일께도 동영상을 볼 수 있는 PMP 3대와 MP3 2대, USB 5개, 충전기, 이어폰, 라면 3박스를 산 다음 1개의 라면 박스에서 라면 2개를 꺼낸 후 빈 공간에 전자제품을 넣고 밀봉했다.


B씨는 "수용자에게 먹일 라면과 부품만 가지고 왔다"고 교도소 관계자를 속인 뒤 작업장에서 수용자 C(44·현재 출소한 상태)씨에게 전달하는 등 2015년 2월까지 모두 4차례 교도소 내로 휴대전화와 태블릿 등 반입 금지 물품을 들여보냈다.

적발된 이들은 수용자 관리 및 외부 물품 반입 통제에 관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수용자는 음란물,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물품을 교도소 내에서 소지해서는 안 되고, 물품은 보안검사를 거친 후 교도소장의 허가를 받아 반입해야 한다"며 "피고인들은 수용시설 내 반입이 금지된 외부 물품인 휴대전화를 교도소에서 사용할 마음으로 박스에 숨겨 몰래 반입하기로 공모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물품을 교도소에 반입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수용자가 교도관의 감시·단속을 피해 규율 위반행위를 하는 것만으로는 단순히 금지규정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것일 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따랐다.

이 부장판사는 "외부 위탁업체 직원이 반입하는 물품에 대한 검사·단속업무가 다소 완화돼 시행되는 사정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 B씨가 교도관을 속여 검사·단속업무를 하지 못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만일 정문근무자(교도관) 등이 물품이 담긴 박스를 개봉해 검사하는 방법으로 구체적·현실적으로 검사·단속업무를 수행했더라면 물품 반입을 충분히 적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사건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kjun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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