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익 신임 화랑협회장 "화랑은 미술한류 첨병…정부지원 절실"

입력 2017-02-11 12:00  

이화익 신임 화랑협회장 "화랑은 미술한류 첨병…정부지원 절실"

"기업이 돈 벌면 한국 미술품 사도록 세제 혜택 등 지원해야"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다들 케이팝, 케이드라마만 이야기하는데 미술도 한류의 중요한 축입니다. 미술 한류를 제대로 일으키려면 개별 작가나 화랑의 힘으로는 부족해요. 정부와 기업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에 자리한 이화익갤러리의 이화익(60) 대표는 최근 국내 화랑들의 연합체인 한국화랑협회 새 회장에 선출됐다. 지난 9일 갤러리에서 만난 이 신임협회장은 미술 한류를 위해선 각계 지원이 필수적임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최근 국내외 미술 시장은 미술품을 사고파는 장터인 아트페어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한국 미술이 세계와 만나는 주요한 경로가 아트페어가 된 셈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는 해외 아트페어 참가 화랑 중에서 약 서른 곳을 뽑아 연간 최대 2천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협회장은 지난해 시작된 이 정책에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지원 확대 바람을 밝혔다.

"한국 작가 혼자서는 해외에서 홍보 활동을 하기 어려워요. 대신 화랑이 아트페어에서 5천만~1억 원 정도의 돈을 들여서 한국 작가들을 알리는데, 쓴 투자비만큼 벌어오기가 쉽지 않아요."

상업화랑의 사업에 정부가 그렇게까지 지원할 필요가 있을까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협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업무차 해외를 찾을 때마다 자신도 한 사람의 외교관이라고 생각한다. 아부다비 왕족이든 싱가포르 사업가든 외국인에게 소개하거나 판매한 한국 작품은 그 문화권에서 한국 문화를 퍼뜨리는 홀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화랑은 미술 한류의 첨병"이라는 설명이다.






미술 한류를 위해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 스스로 우리 미술품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동안 김동유, 김덕용 등 국내 작가 발굴에 힘써왔던 이 협회장은 "돈 있는 사람들부터 비싼 외국 작품을 사는 데만 매달리고 한국 작품의 가치는 그만큼 알아주지 않는" 현실을 꼬집었다.

"외국인이 먼저 우리 미술품의 가치를 알아주고 사주기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작품 수준과 비교해 한국 시장이 너무 안 받쳐줘요. 한국 작품의 해외 판매가 요즘 주춤하잖아요? 외국인들이 '우리는 계속 사는데 왜 한국인들은 안 사지?' 하는 생각을 하는 거죠."

그는 "기업이 돈을 벌면 한국 미술품을 사들이도록 정부가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독려해야 한다"면서 "미술관 예산으로 사기 어려운 고가의 작품을 기업이 구매해 미술관에 기증하는 식으로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 얼마나 좋겠냐"고 강조했다.

한국화랑협회장 임기는 2년이다. 이 협회장은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화랑미술제의 투명한 운영과 성공적인 개최, 회원 간 소통 확대 등 크고 작은 과제를 열거했다. 그는 서울에만도 화랑이라는 이름을 내건 곳이 수백 개인 상황에서 회원 수(현재 142개)를 늘리고, 젊은 감각의 신흥 화랑과도 적극적으로 접촉할 계획이다.

이 협회장은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한 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 갤러리현대 디렉터를 거쳐 2001년 인사동에 갤러리를 열었다.

자신이 다녔던 덕성여중 바로 옆으로 이화익갤러리를 옮겨온 지도 벌써 12년이 흘렀다. 그는 "화랑 운영은 큰돈을 벌 수도 없고 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그래도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삶 자체는 정말 즐겁고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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