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매스게임 같은 전투신…맷 데이먼의 '그레이트 월'

입력 2017-02-12 16:10  

올림픽 매스게임 같은 전투신…맷 데이먼의 '그레이트 월'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할리우드 톱스타 맷 데이먼과 중국의 거장 장이머우 감독의 만남, 1천8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제작비, 그리고 '월드워Z' 제작진의 합류까지. 중미 합작영화 '그레이트 월'은 제작 단계서부터 숱한 화제를 뿌리며 기대를 높였던 작품이다.

실제로 시사회에서 선보인 영화는 엄청난 물량공세로 제작비의 위력을 과시했다.

영화는 '만리장성이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수들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지어졌다'는 중국의 한 전설에서 출발한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인 검은 가루를 찾아 미지의 땅으로 떠난 용병 윌리엄(맷 데이먼)과 페로(페드로 파스칼)는 중국 무명부대에 붙잡힌다. 이 부대는 60년마다 한 번씩 출몰하는 괴수들과 싸우기 위해 남몰래 훈련해온 최정예부대다. 괴수 떼의 위협을 직접 목격한 윌리엄은 중국 부대의 전쟁에 합류한다.

영화의 백미는 만리장성을 무대로 수십만 명의 군사들과 수십만 마리의 괴수들이 싸우는 장면이다.

공룡과 호랑이를 합친 듯한 외양의 괴수들이 들판을 가로지르며 달려와 성벽을 기어오르는 장면은 '월드워Z'에서 좀비 떼가 도시를 습격하는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이에 맞서 중국 군인들은 계급과 병과에 따라 빨강, 파랑, 노랑의 갑옷을 맞춰 입고 각종 무기를 앞세워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마치 올림픽 개막식 매스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여성 군인들이 와이어를 타고 곡예 하듯 성벽을 내려오거나, 적의 공습을 알리려 북을 치는 모습도 한편의 공연 같다.

화려한 볼거리에 치중하다 보니 이야기의 힘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한국보다 먼저 개봉한 중국과 미국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특히 수십만 명의 최정예 중국인 병사들을 제치고 백인 용병 한 명의 기지와 용기로 괴수 떼를 무찌른다는 설정이 중국 관객들에게는 불편했을 법하다.

맷 데이먼은 묘기에 가까운 활 솜씨를 지닌 용병으로 활약하며 중국 여배우 징톈은 무명부대를 이끄는 사령관으로 나온다. 여성 사령관을 등장시킨 것은 다분히 맷 데이먼과 호흡을 의식한 설정으로 보인다. 감독은 그러나 둘 사이에 억지 로맨스를 발전시키지 않고 액션에만 집중했다. 징톈은 리더십을 지닌 여장부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전장에서도 얼굴에 잡티 하나 없이 화장기 짙은 얼굴로 등장해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홍콩 배우 류더화와 미국의 연기파 배우 윌럼 더포 등이 얼굴을 내밀지만, 존재감은 크지 않다.

'그레이트 월'은 최대 영화시장인 중국과 미국을 겨냥한 블록버스터 오락영화라는 목적이 뚜렷한 작품이다. 이 때문에 '붉은 수수밭'(1987), '홍등'(1991), '인생'(1994)을 연출한 장이머우 감독의 독특한 색깔을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16일 개봉.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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