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뱅가드펀드, 韓채권 매집 세력으로 등장

입력 2017-02-15 11:17  

미국 뱅가드펀드, 韓채권 매집 세력으로 등장

환율·미 기준금리 변동이 변수될 듯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인 국내 채권시장에 미국 채권 강자 '뱅가드펀드'가 매수 세력으로 등장해 시선을 끌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뱅가드펀드가 보유한 국고채 보유 규모는 작년 말 기준 1조7천7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미국 템플턴펀드 보유 규모(8조5천억원)보다는 작지만 최근 증가세가 가파르다.

최근 선진국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자 인덱스 펀드인 뱅가드펀드도 한국 비중만큼 원화 채권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월별 미주지역 자금의 원화 채권 순투자 규모를 보면 작년 11월(-3천113억원)과 12월(-1조552억원) 순유출에서 올해 1월 120억원 순투자로 돌아섰다. 뱅가드펀드는 작년 11월부터 원화 채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12월 신규 유입자금 1천146억원 중 국고채 투자 규모는 815억원이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의 장기채 보유 규모가 3천억원 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뱅가드의 토탈 인터내셔널 채권 펀드 매수세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선 뱅가드 토탈 인터내셔널 채권 인덱스펀드(VTIBI 펀드)가 매수 주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뱅가드펀드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37개 채권 종목에 분산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도 특정 만기에 치우치지 않고 고루 외국인 자금이 채권시장에 유입돼 뱅가드펀드가 매수 주체로 지목됐다.

이 펀드는 뱅가드 전체 원화 채권 보유액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원화 채권 보유 비중은 2.65%로 각국 중 11번째 수준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자금이 이탈하던 전 세계 채권형 펀드 자금이 지난달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순유입으로 전환했고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사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뱅가드펀드는 작년 미국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운용사인 데다 채권 투자에서 2015년부터 핌코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업계 최저 수수료를 유지한 것이 뱅가드펀드의 판매 호조세를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하고 판매 호조세가 유지되면 뱅가드펀드가 원화 채권을 더 사들일 것으로 기대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고 원화 강세가 유지되면 외국인의 채권 매수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뱅가드펀드의 자산과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원화 채권 투자가 지속할 수 있다"며 "앞으로 원화 채권이 바클레이즈 지수에 편입되면 템플턴보다 강하게 원화 채권 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금융위기 이후 장기 강세 호황을 누린 채권형 펀드로 계속 자금이 유입될지는 현재 불투명하므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뱅가드펀드가 0.3%에 불과한 중국 채권 비중을 높이면 상대적으로 원화 채권에서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채권시장에서 펀드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 수급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뱅가드펀드는 2013년 국내 증시에서도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코스피 수급을 뒤흔든 전력이 있다. 서 연구원은 "뱅가드펀드가 국내 채권을 추가로 사들여 매수 주체로 자리를 잡을지는 환율과 미국 금리 등 요인을 보면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indi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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