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멍 쉬멍' 걷는 제주올레, 일본·몽골서도 만난다

입력 2017-02-16 07:06   수정 2017-02-16 14:32

'놀멍 쉬멍' 걷는 제주올레, 일본·몽골서도 만난다

규슈올레, 몽골올레 잇단 개장…'우정의 길'도 세계 8개국 9곳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놀멍, 쉬멍('놀면서, 쉬면서'의 제주어) 즐기는 도보여행 열풍을 불러온 제주올레를 이제 해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일본 규슈에 현재까지 19개 올레 코스가 만들어졌고, 오는 6월에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시에 올레 코스 2개가 개장할 예정이다.





◇ 일본, 몽골에 제주올레 본뜬 '자매의 길'

제주올레는 길을 만들고 가꾸며 쌓아온 노하우를 전수해 다른 지역에도 올레길을 내는 데 참여했다.

직접 코스 개발에 참여하고 컨설팅도 한 것은 물론 제주올레의 브랜드와 표지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코스는 제주올레 '자매의 길'이 된다.

첫 자매의 길은 일본 규슈에 만들어졌다.

2012년 2월 협약을 시작으로 매년 2∼4개 코스를 개장, 이달 중 개장하는 이즈미 코스와 미야마-기요미즈야마 코스를 포함해 규슈 곳곳에 총 19개 코스가 조성됐다.

규슈올레에서도 제주올레 표지인 제주 조랑말 모양의 '간세'와 화살표, 리본을 그대로 사용하되 색깔은 다르게 했다.

제주올레는 제주의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감귤을 상징하는 주황색을 쓰지만, 규슈올레는 제주올레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일본 신사에 많이 사용하는 다홍색을 써서 통일성과 개성을 함께 입혔다.





코스는 규슈의 농촌·어촌·산촌 마을과 온천, 삼나무숲길, 바닷가, 녹차밭 등 각 지역의 다양한 풍광과 문화, 역사를 고루 만날 수 있도록 조성됐다.

제주와 닮은 부분도, 색다른 부분도 있어서 제주올레를 걸어봤던 올레꾼들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지역의 특색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코스를 개발했지만 기계를 동원하거나 가설물을 짓는 등 인공적인 손길을 대지 않고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보전하며 길을 개발하는 '올레 정신'만큼은 그대로 반영했다.

규슈 측에서는 자문비와 브랜드 로열티로 매년 제주올레에 100만엔을 지급하며, 제주 여성들이 직접 만든 제주올레의 대표 기념품 '간세 인형'을 기념품으로 만들어 수출하기도 한다.

규슈올레에는 2012년 2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총 22만3천620명이 방문했다. 이 가운데 63.3%(14만1천500명)이 한국인이었으며, 일본인은 36.7%(8만2천120명)이었다.

제주올레를 즐겨 걷던 올레꾼부터 도보여행을 좋아하는 일본인까지 많은 내·외국인이 규슈올레를 찾으며 규슈 관광의 저변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넉 달 후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 몽골올레가 개장한다.

지난해 6월 몽골올레 조성 협약 후 제주올레가 코스 개발에 자문 역할로 참여하고, 길표지 디자인도 제공했다.

몽골올레 역시 제주올레의 표지인 간세와 화살표, 리본을 사용한다. 다만 색깔은 제주올레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함께 울란바토르시의 로고 색깔 중 하나인 오렌지색을 사용해 지역의 정체성을 담았다.

몽골올레 1코스(14.5㎞)는 울란바토르시 외곽 마을에서 시작해 오름, 게르(유목하는 몽골인의 삶에 최적화된 몽골의 전통가옥), 작은 숲을 거쳐 다시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다. 흙길을 걸으며 웅장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몽골의 자연과 문화를 느낄 수 있다.

2코스(11㎞)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테를지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몽골의 자연을 오롯이 만끽할 수 있는 코스다. 오름 위 풍광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게르에서 하룻밤 머물며 밤하늘 가득한 별을 보기에도 좋고, 승마·야크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몽골올레 조성과 관리를 위해 제주올레, 제주관광공사, 울란바토르시 관광청이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제주관광공사가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으로 코스 개발비용을 후원했다.

국내 자매의 길은 '양평 물소리길'이 있다.

제주올레 탐사팀 직원들이 경기도 양평에서 몇 달간 머무르며 직접 길을 낸 곳이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고향길을 만나볼 수 있도록 양평의 옛길과 고갯길, 숲과 강변, 논둑, 농로, 마을 안길, 옛 철도 터널, 자전거길 등이 어우러졌다.







◇ 세계 트레일과 맞잡은 손…'우정의 길' 9곳

지난 2014년 11월 5일 제주올레 6코스 쇠소깍에서는 요들 공연이 펼쳐져 올레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날 공연은 스위스 남부 체르마트의 호수 5개를 따라 걸으면서 마터호른과 알프스의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체르마트 5개 호수길과 제주올레 6코스가 2011년 우정의 길 협약을 맺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크리스토프 뷔르긴 체르마트 시장은 "제주올레의 상징인 간세를 스위스 체르마트의 영산 마터호른에 세운 데 이어 이번에 올레길에서 서로 손을 맞잡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는 등 제주올레 걷기축제 참가차 제주를 찾은 체르마트 측 관계자들과 제주올레가 우정을 다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처럼 제주올레는 해외 올레길 개발에 직접 나서는 것은 물론 세계 각국의 트레일과 손잡고 홍보를 함께하는 글로벌 홍보마케팅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각 트레일의 특정 코스 또는 구간이 '우정의 길'이라는 이름으로 맺어져 함께 홍보나 연계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제주올레 각 코스와 '우정의 길'이 된 곳은 8개국 9개 코스다.

제주올레 2코스와 캐나다 브루스 트레일, 3코스와 영국 코츠월드 웨이, 6코스와 스위스 체르마트 5개 호수길, 7코스와 이탈리아 친퀘테레 트레일, 9코스와 레바논 마운틴 트레일, 10코스와 스위스 라보 와인루트, 13코스와 일본 시코쿠 오헨로길, 18-1코스와 그리스 시프노스 트레일, 19코스와 서호주 비불먼 트랙이 각각 손을 맞잡았다.

우정의 길로 지정된 코스 시작점에는 상대 도보여행길의 상징물과 소개글이 담긴 표지판을 설치하고, 홈페이지와 가이드북에 코스 정보를 넣는 등 해당 지역 여행자에게 우정의 길을 홍보한다.







제임스 블로클리 영국 코츠월드 웨이 관리자는 "우정의 길은 국제적인 우호 관계를 홍보하고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훌륭한 기회"라며 "코츠월드 웨이는 제주올레와 우정의 길로 맺어진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이런 특별한 관계가 길을 걷는 사람들과 그 길을 내어준 자연, 양국의 소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제주올레는 이 밖에도 매년 걷기 좋은 계절인 가을에 제주올레 걷기축제를 열어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 올레꾼들에게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따라 걸으며 전통문화와 예술 공연을 즐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월드 트레일 콘퍼런스를 매년 개최해 세계 각국 트레일 단체와 학계 관계자 등을 초청, 트레일 조성과 운영에 관해 토론하고 트레일 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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