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에 쓰인 독극물 정체 놓고 '설왕설래'

입력 2017-02-16 17:18   수정 2017-02-16 17:58

김정남 암살에 쓰인 독극물 정체 놓고 '설왕설래'

브롬화네오스티그민에 청산가리, 리신, VX까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을 죽음으로 몰고 간 독극물의 정체를 놓고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각종 외신에서 말레이시아 경찰과 각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다양한 독극물을 거론하면서 오히려 상황을 미궁에 빠뜨리고 있다.

북한이 과거 독침 테러에 사용했다는 '브롬화네오스티그민', 일반적인 독살에 많이 사용되는 '청산가리' 등이 거론됐다가 이제는 공산권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암살할 때 사용했다는 '리신', 신경성 독가스 '사린'과 'VX'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브롬화네오스티그민은 부교감신경흥분제로 10㎎ 만으로도 성인 남성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맹독성 물질이다. 체내에 투여되면 발한, 구토, 근육 수축에 따른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동물은 치사량이 들어갔을 때 4∼5분이면 죽고 사람도 10분 이내에 숨진다.

흔히 청산가리로 불리는 '사이안화칼륩'은 산과 결합해 분사될 수는 있지만 빨리 사망에 이르게 하려면 삼키게 해야만 효과가 있다. 다만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이 "독극물은 청산가리보다 강한 것이라고 경찰이 밝혔다"고 보도해 가능성은 크지 않아졌다.

사린가스는 독성이 청산가리보다 500배 정도 강한 신경가스다. 흡입이나 피부 접촉으로 흡수돼 수 분 내에 숨진다. 1995년 일본 도쿄 지하철역 가스 살포 테러에 사용됐다. 그렇지만 공항과 같이 공개된 장소에서 김정남에게만 흡입하게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 있다.

또 다른 현지 언론은 김정남 암살 혐의로 체포된 여성 용의자의 가방에서 독약이 든 병이 발견됐다며, 이 독약이 피마자 식물 씨앗에서 추출되는 리신이나 복어 독인 테트로도톡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해 혼란을 더했다.

이 중 리신의 경우 말레이시아 법학자가 직접 나서 주입 후 실제 사망까지 최소 하루에서 길게는 사흘이 걸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NHK 역시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또 다른 신경가스가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NHK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시신의 상황 등을 근거로 살해에 사용된 것이 신경성 독가스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VX가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VX는 현재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유독한 신경작용제로 수 분 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호흡기, 직접 섭취, 눈,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김정남이 용의자와 접촉한 후 빠르게 사망한 것으로 봤을 때 신경독성물질 계통이 사용된 것으로 추측되지만 어떤 것도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형식 성균관대 교수는 "독극물을 스프레이로 뿌린 뒤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면 콧속 점막이나 입, 호흡기로 독을 흡입하게 한 상황인데 현재 거론되는 물질 대부분이 이론적으로 이 같은 전달이 가능하다"며 "부검과 독극물 검사를 통해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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