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직원 내보내면서 월급도 못줬어요"…영세 사장님의 눈물

입력 2017-02-20 06:11  

"마지막 직원 내보내면서 월급도 못줬어요"…영세 사장님의 눈물

"손님 없어 1∼2년안에 도산하는 가게 수두룩…이자 내기도 힘들어"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모든 가격이 올랐는데 손님만 줄었습니다. 구멍가게라도 '내 일'을 하는 것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젠 옛말입니다"

먹고 살기 위해 창업했던 '사장님'들이 폐업에 몰리고 있다.

10년 간 피부관리실을 해온 송모(여)씨는 2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직원을 최근 내보내면서 가게를 내놨다"고 말했다.

비슷한 가게들이 많아지면서 수입은 10년 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는데 다른 물가는 모두 올랐다.

월세·관리비·전기세·수도세를 내고 직원들 월급을 주고 나니 남는 게 없다.

그래도 어떻게든 버텨보기 위해 5천만원의 빚을 졌지만, 경기가 안 좋아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

이제는 수십만원의 이자를 내기도 힘들다.

송씨는 "한때 3∼4명의 직원을 뒀지만, 마지막 직원이 그만둘 때 월급도 못 줬다"면서 "나중에 돈이 생기면 꼭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에 가서 일하려고 준비해왔는데 사드 이슈가 터져 가지도 못하게 됐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손님이 없어 1∼2년 만에 도산하는 가게가 수두룩하다"면서 "먹고 살려고 아등바등하는데, 쉽지 않다"고 전했다.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노동법에도 문제가 있다고 송씨는 지적한다.

그는 "피부관리실은 손님이 저녁에 몰려 낮에는 직원들이 쉬는 시간이 많지만, 인건비는 출근부터 퇴근까지 다 챙겨줘야 한다"며 "인건비만으로 한 달에 200만원씩 나가다 보니 감당하기 힘들어 결국 주인 혼자 일하고 직원들은 외국으로 나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지방 소도시에 쿠키 소매점을 연 하모(34·여)씨는 생계유지가 안 될 정도다.

쿠키를 굽는 작업부터 판매하는 일까지 모두 혼자 하지만 인건비도 안 나온다.

하씨는 "매출이 얼마인지, 손님이 몇 명인지는 민망해서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쿠키가 남아서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속상해했다.

자기 가게가 있는 자영업자들은 비용이 덜 들어가지만, 월세를 내야 하는 하씨의 사정은 다르다.

고정비용을 감안하면 남는 돈이 없어 이 장사를 계속해야 할지 망설일 정도다.

하씨는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접을 수도 없기에 빚내서 겨우 버틴다"며 "취직해서 월급을 받는 것이 차라리 날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제조업으로 등록하면 다른 곳에 납품할 수 있어 조금이나마 돈을 더 벌 수 있겠지만, 추가로 해야 할 공사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그냥 소매업으로 등록했다.

하씨는 "내 쿠키가 독창적인 부분이 있어 특허를 내고 싶지만 그 비용이 몇백만 원에 달하고 절차도 복잡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하씨는 "원래 하던 일이 가장 익숙하고, 새로운 일을 하려면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하니 자영업자들은 망해도 결국 다시 비슷한 업종에서 창업한다"며 "자영업자들에게 정책적으로 도움을 주면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주에서 펜션을 하는 이모씨는 최근 불경기에다 지난해 지진까지 겹치면서 손님이 지진 전의 3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천재지변 등 때문에 손님이 끊기면 만회할 수가 없어 좌절감도 크다.

이씨는 "가족 단위를 받는 민박과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주로 묵는 유스호스텔 등이 피해를 많이 입었다"며 "1년 새 사업을 접은 곳도 많다"고 전했다.

주변 숙박업소 주인들과 함께 도시를 돌아다니며 경주를 홍보하는 데도 참여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

이씨는 "자영업자들이 다들 열심히 살고 있지만 너무 힘들다"면서 "빨리 경기가 좋아져 다시 일할 맛이 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kamj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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