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떠난 전경련…차기회장도 못구해 앞날 '깜깜'

입력 2017-02-21 11:58   수정 2017-02-21 12:02

4대그룹 떠난 전경련…차기회장도 못구해 앞날 '깜깜'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현대차그룹이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공식 탈퇴하면서 삼성, SK, LG[003550]를 비롯한 4대 그룹이 모두 전경련을 완전히 떠났다.

전경련은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회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정기총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임자를 찾지 못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차[005380]가 오전에 탈퇴원을 제출했으며, 나머지는 오후에 탈퇴원을 낼 것"이라며 "11개 계열사가 오늘 중으로 전경련을 탈퇴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경련의 연간회비 중 80% 가까이 부담하던 4대 그룹 모두 전경련을 떠났다.

이날 현대차그룹의 전경련 탈퇴는 정기총회를 불과 나흘 앞둔 전경련 입장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후임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회장단 중 최고령으로 임시회장 대행 중 한 명으로 거론되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경련에 등을 돌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경련은 주요 대기업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어 재계 '맏형'을 자처해왔으나, 이제는 4대 그룹이 빠져나가면서 그 자체로 위상이 크게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전경련 탈퇴를 보류하고 주요 대기업들의 결정을 지켜보던 다른 회원사들의 탈퇴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발등의 불'인 차기 회장 선임 문제도 꼬여가는 분위기다.

관례상 전경련은 회장단의 만장일치로 전경련 회장을 정한 뒤 이 사실을 미리 발표하고, 정기총회에서는 박수로 공식 추인하는 절차를 밟아왔기 때문에 차기 회장이 정해졌다면 늦어도 21~22일까지는 발표가 돼야 한다.

그러나 21일 현재까지도 새 회장에 대한 발표가 없는 점을 볼 때 새 회장을 끝내 찾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손경식 CJ 회장은 주변에 "공식 제안을 받은 바 없고 제안받을 것을 전제로 답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해 회장직을 수락할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후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 결국 회장직을 맡지 않기로 결심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전경련이 정기총회 전까지 차기 내장을 찾지 못한다면 허 회장이 임기를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방안과 전경련 정관에 최고령자가 회장 유고 시 회장대행을 맡도록 한 규정에 따라 이준용 대림산업[000210] 명예회장이 전경련을 이끄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조차도 본인 의사를 물어야 하므로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전경련은 일단 24일 정기총회는 예정대로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4대 그룹의 탈퇴 완료와 차기 회장 구인난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전경련이 후임 회장에게 전권을 주고 대대적인 쇄신을 추진하려던 당초 계획은 첫걸음도 떼지 못한 채 뒤엉켜버렸다.

재계 관계자는 "비판 여론을 설득하고 전경련의 존립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고강도 쇄신안을 내놓는 것이 시급한데, 새 사령탑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와해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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