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짜깁기로 시력 잃게 하는 '노인 망막질환' 치료한다

입력 2017-02-21 13:36   수정 2017-02-21 19:23

유전자 짜깁기로 시력 잃게 하는 '노인 망막질환' 치료한다

IBS-서울대병원, 눈에 직접 주입하는 유전자가위 치료법 개발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 Cas9)를 이용해 실명을 일으키는 망막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을 치료하고 실명을 예방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김진수(서울대 화학부 겸임교수) 단장과 서울대병원 안과 김정훈 교수 연구팀은 21일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눈에 직접 주입해 노인성 황반변성을 일으키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A)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결과는 유전자가위가 암이나 유전성 희귀질환에 적합한 치료법이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비유전성 퇴행성 질환에도 효과적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특정 DNA 염기를 찾아가는 가이드인 크리스퍼RNA(crRNA)와 그곳을 자르는 절단효소를 이용해 원하는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자르고 교정하는 도구로 최근 학계와 산업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유전자가위를 생체에 적용하는 방법은 생체 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 유전자를 교정하고 다시 주입하는 방법과 살아있는 생체에 유전자가위를 직접 전달해 몸 안에서 교정하는 방법이 있다. 체내 유전자 교정에서는 유전자가위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전달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실명을 유발하는 퇴행성 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에 걸린 실험동물에 유전자가위를 적용, 치료 효과와 안전성, 정확성을 증명하고 그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2곳에 발표했다.

유전자가위를 단백질과 핵산 복합체 형태로 망막 아래 주사하는 방법은 '게놈 리서치'(Genome Research)에, 크기가 아주 작은 절단효소를 개발해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각각 게재했다.


전체 실명의 5%를 차지하는 노인성 황반변성은 안구 내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혈관내피성장인자가 병적으로 증가, 혈관이 없어야 할 황반에서 신생혈관이 자라면서 실명을 초래한다.

눈 안으로 혈관내피성장인자를 중화시키는 약제를 주사하는 기존 치료법은 치료제 약효가 짧아 반복적인 투약이 불가피하며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

연구진은 유전자가위 수술법은 혈관내피성장인자 유전자 자체를 제거해 눈 전체에서 신생혈관이 만들어지는 양을 반영구적으로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이들은 먼저 실험동물에 레이저를 쏘여 신생혈관을 만든 뒤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하는 RNA와 이를 절단하는 효소로 이루어진 유전자가위를 망막에 주입, 망막색소상피세포에서 혈관내피성장인자가 과발현되는 것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동물모델에서 맥락막 내 신생혈관의 크기가 줄이는 치료 효과를 있음을 뜻한다. 특히 유전자가위는 망막 아래 주입 후 3일 안에 유전자를 교정하고 사라지며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어 캄필로박터 제주니(Camplyobacter jejuni)균과 단일 가닥 DNA로 임상사용이 안전해 활용성이 큰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AV)를 활용해 지금까지 보고된 것 중 가장 작은 절단효소(CjCas9)를 개발했다.

CjCas9를 이용한 유전자가위는 혈관내피성장인자 발현과 신생혈관 억제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고, 기존 항체 치료제로는 조절이 불가능했던 저산소유도인자-1a의 유전자도 교정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진수 단장은 "이 연구는 비유전성 퇴행성 질환에서 병적으로 발현이 증가하는 유전자를 선택해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질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김정훈 교수는 "현재 질환 동물모델에서 효과를 확인했고 향후 전임상과 임상 시험을 거친 후 신약시판 허가 단계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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