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 최순실 재판 증인 출석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미르·K스포츠재단에 80억여원을 지원한 LG측 임원이 기금 출연이 비자발적이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61)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VIP 관심사항, 경제수석이 지시한 사항이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아 부사장은 지난해 8월 4대그룹 임원 조찬모임에서 전경련 박찬호 전무에게서 재단설립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박 전무는 기업이 출연해서 300억 규모로 두 재단을 만들어야 하고, 이 같은 내용은 청와대 경제수석 지시이자 대통령 관심사항이라고 전했다. 또 '이미 VIP가 (총수에게) 연락을 해둬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언급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10월에 다시 열린 모임에서 박 전무가 '다음 주 초에 재단설립 밟아야 하니 곧바로 출연 여부 결정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3~4일 만에 절차를 급하게 추진하는데 걱정이 있어 언짢은 심정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LG에서는 청와대 출연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며 '청와대 지시가 없었다면 LG에서 운영하는 재단과 별도로 문화·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하며 동참할 의사가 없지 않았냐'는 검사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LG는 결국 그해 10월 23일 출연 동참 의사를 밝혔지만, 바로 다음 날 '재단규모를 300억에서 500억으로 늘려야 한다'는 지시를 박 전무로부터 전달받았다는 게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하루아침에 어떻게 (재단규모가) 바뀔 수 있느냐고 따졌더니 박 전무가 '수세적 차원에서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면서 요청했다"며 "기업들은 출연금 증액이 청와대 지시사항이어서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LG는 미르재단에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에서 총 48억원, K스포츠재단에도 여러 계열사가 분담해 총 30억원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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